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취재X파일] oo건설이 주택 미분양의 주범?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정부가 30일 발표한 ‘8월말 미분양 주택 현황’ 자료를 보니 전국 미분양 주택이 6만8119가구로 조사돼 전월(6만7672호) 보다 447가구 증가했네요.

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8월부턴 미분양이 조금씩 줄고 있을 것으로 기대했는데 다소 실망스러운 결과입니다. 미분양 감소는 주택경기 회복의 신호인데 시장이 계속 좋지 않다는 증거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니 ‘통계의 착시’로 볼 수 있습니다. 전국적인 침체의 결과보다는 6월 분양을 시작했던 수도권의 두 개 단지에서 쏟아진 무더기 신규 미분양이 전국 미분양 아파트 증가의 원인이기 때문입니다.

우선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 가재울뉴타운4구역에서 분양한 ‘DMC가재울4구역’에서 1448가구의 미분양이 한꺼번에 새로 신고 됐습니다. 일반분양이 1550가구이었다는 점을 염두에 두면 102가구만 계약됐다는 이야기니 10% 계약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심각한 상황입니다. 물론 이 아파트는 4300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일반분양을 제외한 나머지를 모두 조합원이 가지고 있어 사업 진행에는 문제가 없겠지만 심각한 상황인 건 사실인 듯합니다.

고양시 백석동 ‘일산 요진 와이시티’에서도 1736가구나 되는 대규모 미분양이 새로 나왔습니다. 분양대상 아파트(2404가구) 가운데 668가구만 계약돼 계약률이 30%에도 미치지 못한 저조한 실적입니다. 말하자면 서울 서대문과 고양시 두 곳에서만 모두 3184가구가 넘는 미분양이 새로 신고 됐으니 전국 미분양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난 겁니다.

만약 두 단지를 제외하고 전국 미분양을 따지면 오히려 2737가구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을 겁니다. 전국적으로 미분양 감소세는 계속되고 있는 셈이죠. 실제로 인천은 미분양이 5130가구로 전달보다 151가구 줄었고요, 지방은 3만1216가구로 모두 1130가구 감소했습니다. 지방 미분양은 8개월 연속 감소세입니다. 지방에선 신규 미분양 물량이 나온 부산과 경남을 제외하곤 모두 미분양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국토부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요즘 미분양 통계는 많이 투명해 졌습니다. 과거엔 회사 이미지, 기존 계약자 등을 고려해서 건설사들이 미분양 현황을 잘 공개하지 않았지만 요즘엔 분위기는 많이 다르다고 하네요. 4.1부동산대책이나 8.28 부동산 대책 등을 통해 내놓은 미분양 아파트에 대한 혜택을 받기 위해선 건설업체가 미분양으로 신고를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김민태 국토부 주택정책과 사무관은 “미분양 계약분에 대해 향후 5년간 양도소득세 면제 등 혜택을 받으려면 지자체에 신고를 하는 게 필수”라며 “미분양 현황이 바로바로 신고돼 많이 투명해 졌다"고 설명했습니다.

곽창석 ERA코리아 부동산연구소장은 이렇게 설명하네요. “입지나 분양가 등 특정지역 상품의 특수성으로 인해 일부지역에서 대규모로 미분양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생긴 물량으로 인해 전체 시장이 침체된 것처럼 보일 수도 있죠. 미분양 증가가 일반적인 현상인지 특수한 지역에 한해 생긴 특수한 문제인지 따져봐야 시장 분위기를 정확히 알고 대응할 수 있습니다.“
jumpcut@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