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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지된 화폭에 흐르는 시간.. 홍성도가 재현한 쿠바
[헤럴드경제=이영란 선임기자] 쿠바 하바나의 도심지를 고풍스런 클래식카가 달리고 있다. 그런데 차가 좀 이상하다. 위, 아래가 분해돼 있다. 건물은 완전한 상태이지만 자동차는 해체돼 기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어쩐 일일까?

평면과 입체가 한 화면에서 공존하는 독특한 작품을 만든 이는 홍성도다. 홍익대 조소과를 나와 뉴욕의 프랫 인스티튜트에서 조각으로 석사학위를 받은 홍성도는 찰나를 담은 사진에서 출발하지만 시간성을 강조한 작업을 제작한다.

그는 새로운 연작 ‘여행자’시리즈를 위해 쿠바를 다녀왔다. 쿠바 곳곳의 거리 풍경과 인물을 사진으로 찍은 뒤, 다시 한번 더 찾아 촬영한다. 그리곤 두번째 사진에서 변화가 있는 부분을 오려내, 첫번째 사진의 그 부위에 붙인다. 

홍성도 ‘Tourist’. 플렉시글라스,알루미늄, 사진. 60×107cm(부분).2013 [사진제공=갤러리 인]

새롭게 더해지는 사진은 여러 조각으로 잘라지고 구겨진 채 리벳(rivet)으로 고정된다. 따라서 그의 사진은 찾았던 도시의 방문기록이라기 보다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대상의 이미지를 구현한 것이다. 즉 화폭에 시간성을 드러내고 있는 셈이다. 동시에 작가에 의해 재현하는 것과 재현되는 것 사이의 간극을 통해 대상의 본질을 탐구하고 있기도 하다.

홍성도는 ‘지구 밖(OUT OF EARTH)'이라는 타이틀로 서울 종로구 팔판동 갤러리 인(대표 양인)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다. 이번 작품전에는 작가가 쿠바에서 촬영한 사진 이미지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Tourist‘ 시리즈가 출품됐다. 전시는 10월 2일까지.

yrlee@heraldcorp.com

홍성도 ‘Tourist’ 플렉시글라스, 알루미늄, 사진. 60×107cm. 2013 [사진제공=갤러리 인]

홍성도 ‘Tourist’ 플렉시글라스, 알루미늄, 사진. 110x196cm. 2013 [사진제공=갤러리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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