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년(공무원/한국기술사회)

［헤럴드경제=허연회 기자］국내 1회 기술사 자격증을 최연소로 따낸 김명년 기술사.

그는 1960~70년대 사이 대한민국 경제에 큰 획을 그었던 세 명의 인물을 잊을 수 없다고 한다.

박정희 전(前) 대통령을 비롯해 이병철 삼성 회장, 정주영 현대 회장 등이다.

역사적으로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해 다소 엇갈린 평가가 있지만, 경제개발에 있어서는 대체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김 기술사는 서울 지하철1호선 공사 현장과 경부고속도로 공사 현장에서 수차례에 걸쳐 박 전 대통령과 얘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많았다.그는 서울 압구정동 자신의 책장 속에서도 박 전 대통령과 찍은 사진을 애지중지 간직하고 있었다. 박 전 대통령의 격려금 봉투도 깔끔하게 보관돼 있었다.

김 기술사는 “박 전 대통령은 밑에 사람들이 얘기할 때 절대 말을 자르거나 끼어들지 않고, 충분히 들었으며 꼼꼼히 메모한 뒤 궁금한 점은 반드시 질문해 의문점을 해소했다”고 말했다. 김 기술사는 박 전 대통령이 편안하게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막걸리 잔을 나눴던 모습도 여전히 눈에 선하다고 말한다.

마른 오징어를 뜯는 수준의 안주에 김치 안주가 고작이었지만 아무리 대통령이라도 해도 밑에 사람들과 마음 편하게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고 했다.

(왼쪽부터) 박정희(전대통령), 故 정주영 회장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에 대해서는 “무섭기도 하지만, 존경스러운 사람”이라는 평가를 했다. 서울시 제2부시장을 끝으로 정부일에서 손을 뗀 그는 1981년 삼성 이병철 회장 비서실로 자리를 옮겼다.

김 기술사는 “회의 때 오른쪽에는 당시 조동우 회장, 왼쪽에는 현재 삼성 회장을 맡고 있는 이건희 회장을 앉혔다”며 “중요한 안건을 논의하고 결정해야 할 때 이 회장은 항상 아들 이건희 회장을 앉혀 경영수업을 시켰다”고 말했다. 그는 또“당시 이병철 회장은 항상 세계 최고를 꿈꿨고, 그것을 현실화시켰던 인물이었기 때문에 현재 삼성이 세계 최고 기업이 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고 회상했다.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에 대해 김 기술사는 “참 일을 많이 했던 분”이라는 평가를 했다. 김 기술사가 서울시 제2부시장을 했을 때, 정 회장이 자주 서울시에 찾아와 일감을 달라고 했고, 당시에도 정 회장같이 일을 많이 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고 했다. 경부고속도로 건설 당시에도 현대건설은 토목공사 등을 수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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