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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ㆍ유럽 경기회복 신호… 기업들 디레버리지 끝, 레버리지 시작, 美 큰손들 유럽자산 36년래 최대 매입
선진국 경기 회복에 힘입어 미국과 유럽 기업들의 투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부채를 줄이던 미국 기업들은 레버리지(부채확대)로 선회하고 있으며, 유럽 역시 회사채 발행이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미국 기관 투자자들은 유럽 자산을 36년 만에 가장 많이 사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9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자료에 따르면 미국 비금융 기업들의 올해 1분기 차입액은 12조9000억 달러(약 1경4100조 원)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하락세를 보였던 비금융 분야 차입액은 2010년 들어서며 조금씩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했고 2011년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다시 회복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레버리지 금융 조사부장 크리스티나 패겟은 “레버리지가 금융위기 이전으로 다시 되돌아갔다”며 “금융위기 직후 기업들은 보수적으로 변했고 부채를 줄이려고 노력해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Fed의 강력한 통화정책, 저금리를 중심으로 한 양적완화 정책과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경기 회복세가 두드러지며 기업들의 투자도 늘어났고 부채의 양도 늘어났다. Fed에 따르면 회사채 부채는 지난 2007년 이후 6조 달러(59%)나 늘어났다고 밝혔다. JP모간체이스는 투자 등급을 받은 기업들의 레버리지가 지난 2010년 대비 20% 늘어났고 이는 이윤의 1.5배에 달하며 2008년 보다 6% 높아진 수치라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경제전문가들의 평가를 인용해 “금융위기 때와는 달리 은행들의 투명성도 높아지고 자본 비율도 높아졌다”며 “부동산 투자를 위한 대출 기준 역시 엄격해졌다”고 보도했다. 최근 기업 레버리지 확대에도 불구, 부실 우려가 없는 건전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낙관론에 힘을 실어주는 평가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론 공격적 자금 유치 및 투자를 우려하는 일부 전문가들은 “많은 기업들이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하고 있다”고 말한다. 시장분석기관 딜로직은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 정크본드 비율은 17%였지만 올해는 25%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유럽 역시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이 늘고 있는 추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9일 시장조사업체 딜로직의 자료를 인용, 지난 2주 동안 유럽 회사채 발행액은 39건 290억 달러로 올 들어 현재까지 4160억 달러의 회사채가 발행된 것으로 조사됐다고 전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14% 증가한 것이다.

장기 침체를 맞던 유럽도 최근 발표한 8월 유로존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26개월 만에 최고치인 51.4를 기록했고 두 달 연속 확장세를 이어가며 제조업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PMI는 50이상은 경기확장을, 50미만은 경기침체를 의미한다.

한편 FT는 회사채 발행이 증가한 이유로 기업 차입에 대한 투자자들의 수요가 몰렸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투자자들은 네슬레와 스타토일, 프랑스의 최대 통신회사 오랑주와 독일의 폴크스바겐 등에 눈독을 들였으며 미국의 출구전략 등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함이라고 FT는 전했다.

골드만 삭스의 유럽 차입투자 책임자 데니스 콜먼은 미국의 출구 전략과 관련한 심리적 불안이 확산해왔다면서 “시장에서 ‘더 나빠지기 전에 차입하자’는 기조가 역력하다”고 전했다.

미국의 출구전략을 앞둔 차입환경의 불확실성과 경기회복 기대감이 복합적으로 맞물려 유럽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큰 손들이 유럽 자산을 대거 사들이고 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 연기금 등 미국 기관 투자자들이 모두 650억 달러 어치의 유럽 자산을 사들이며 36년 만에 최고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채무 위기를 끝으로 한 유럽 경제 회생과 투자 신뢰 회복이 미국 기관투자자들의 ‘Buy Euro’ 바람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HSBC의 로버트 파크스 주식 전략가는 “유럽 주식이 지난해 6월 초 이후 약 27% 상승했으나 장기 평균치와 비교할 때 여전히 15% 저평가돼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골드만 삭스와 HSBC 등은 유럽 자산 가운데 통신과 유틸리티 부문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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