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사회, 동성애 받아들일 준비 돼 있나
[헤럴드경제=서상범 기자]2011년 서울 종로구 일대에서 동성애자들을 대상으로 ‘묻지마 폭행’ 사건이 발생한 적이 있다. 동성애자 커플에게 남성 3명이 달려들어 욕설과 함께 린치를 가한 것이었다. 동성애자들은 자신들이 무차별 폭행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불안에 떨어야 했다.

동성애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가시지 않고 있는 가운데 지난 7일 영화감독 김조광수(49) 씨가 서울 청계천에서 국내 최초로 동성 결혼식을 올리면서 동성애를 둘러싼 논란이 재차 가열되고 있다. 1000여명의 하객들이 운집한 채 치뤄진 결혼식장에는 보수단체가 난입해 오물을 투척하는 소동이 벌어졌고, 인터넷 상에도 갑론을박이 진행중이다.

동성애 반대론자들은 동성애가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며 입에 담는 것조차 혐오스럽다고 말한다. 그들은 동성애에서 도덕적 타락을 읽고 동성애를 병리현상으로 본다.

역사적 기록으로 보면 동성애자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우리 사회에 존재해왔다. 고려시대의 공민왕은 동성애자였다는 기록이 있고, 조선왕조실록에는 동성애를 나누던 궁녀들이 ‘朋(붕)’이라는 문자를 몸에 새기며 변치않는 사랑을 약속했다고 기록돼 있다. 그렇지만 동성애는 예나 지금이나 금기며 억압의 대상이 됐다. AIDS가 동성애로 인해 발생한다는 잘못된 믿음도 억압의 질료가 됐다. 이러다 보니 동성애자들은 그들의 정체를 꼭꼭 감추고 숨죽여 살아갈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동성애인권단체의 주장에 따르면 인구의 8% 정도가 동성애자이다. 우리나라도 300만~400만명 정도의 동성애자들이 존재하고 있을 것으로 이 단체들은 주장한다. 낮게 잡아도 수십만명 이상 동성애자들이 사회적 편견이 두려워 자신의 정체성을 숨긴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5월 한 설문조사에서 한국인의 73.8%가 동성애를 ‘비정상적 사랑’으로 생각한다고 답한 적이 있지만 이제 ‘다름’을 근거로 동성애가 ‘틀렸다’고 말하긴 어려울 것 같다.

매년 열리는 동성애 축제인 퀴어퍼레이드의 올해의 슬로건은 “The Queer 우리가 있다”였다. 우리 사회에서 유령 취급을 당하는 동성애자들의 권리와 자유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는 진지한 논의의 장, 변화의 준비가 필요하다.

tig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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