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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책>루이비통, 샤넬은 어떻게 한국에 진출했나...‘면세점 이야기'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쿠첸 압력밥솥, MCM 가방, 설화수 화장품….

현재 국내 면세점에서 중국 관광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아이템이다. 국산품이 명품대열에 낀 것이다. 33년 전 국내에 시내 면세점이 처음 생겼을 때, 주 고객인 일본인 관광객들에게 가장 인기 있었던 제품이 해강 유근영의 자완이였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별로 없다. 당시 판매가가 24만원이었지만 없어서 못 팔 정도였다.

최영수 전 롯데면세점 대표이사는 이 일로 해강의 도자기 가마를 자주 찾았다. 30여년간 면세산업의 현장에서 일하며 한국 면세산업이 세계 1위 자리에 오르기까지 전 과정을 몸으로 겪어낸 그가 펴낸 ‘면세점 이야기’(미래의창)는 초창기 한국 면세점의 모습부터 비약적 성장을 거듭하며 세계 매출 1위를 자랑하는 면세점의 오늘과 미래 면세산업의 전망까지 아울러 체계적으로 보여준다.

여행 시 누구나 이용하면서도 면세상품이 어떤 경로로 유통되고 가격이 매겨지는지, 듀티 프리와 택스 프리는 어떻게 다른지부터 88올림픽, 여행자유화, 외환위기 등 사회경제 변화가 면세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한류와 면세와 화려한 만남까지 두루 살펴볼 수 있다. 특히 저자가 명품 브랜드들을 유치하기 위해 뛰어다닌 이야기는 흥미롭고 박진감이 넘친다. 한국을 아프리카 수준으로 여기던 시기에 문전박대를 당하면서도 루이비통, 샤넬, 에르메스를 입점해낸 이야기, 비싼 호텔 방값 때문에 식사를 며칠씩 빵으로 때우며 오더를 한 달씩 이어가고, 마진 1, 2%를 놓고 피말리는 실랑이를 벌이는 이야기 등은 드라마틱하다.

화려한 모험담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따로 있다. 면세점의 특수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밥그릇 싸움을 벌이는 현실이다. 오래 현장에 몸담아온 저자가 들려주는 중국 관광객 1억명 시대를 대비한 조언은 깊게 새겨들을 만하다.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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