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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덜란드 디자인은…생활의 재발견이다
네덜란드는 자타가 공인하는 디자인 강국이다. 1990년대 이래 세계적으로 각광받는 네널란드 디자인과 건축은 결과물을 중시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즉 새롭게 뭔가를 창조하는 것보다, 기존의 것을 다시 볼 것을 강조한다. 기존의 것에서 다른 무언가를 발견하고, 이를 실행에 옮기라고 주문한다.

이에 따라 네덜란드 디자인은 우리 앞에 놓인 것을 재조명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지속가능성, 재활용, 재구축을 추구하는 네덜란드 디자인의 현주소는 서울 광교의 한국국제교류재단 갤러리에서 내달 30일까지 열리는 ‘네덜란드에서 온 새로운 메시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번 특별전은 네덜란드 디자인과 건축의 변화 과정을 사회문화적 관점에서 조명한 자리로 네덜란드의 젊은 디자이너들의 신선한 작업이 소개되고 있다.

한국계 류지현, 네덜란드 다비드 아르투프가 공동 설립한 스튜디오 지현 다비드의 ‘냉장고 없이 음식 보관하는 방법’이 좋은 예다. 지현 다비드는 현대인들이 아무 생각 없이 사용하는 냉장고에 의문을 던졌다. 집안의 자리를 꽤나 많이 차지하고, 너무나 많은 걸 꾸역꾸역 쟁여 놓아 식재료 낭비가 만만찮은 냉장고를 집에서 퇴출시키는 방안을 탐구한 것. 두 사람은 농부들과 선조들의 구전지식을 모아, 식자재를 보존할 수 있는 나무선반을 디자인했다. 두사람의 생활 디자인은 일상에서 디자인이 갖는 사회적 역할, 지속가능한 디자인의 미래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냉장고 없이 음식을 보관하는 방법을 탐구한 지현 다비드의 생활 디자인. 야채는 나무선반에 거꾸로
매달렸다. [사진제공=한국국제교류재단]

‘속삭이는 의자’는 높은 의자에 앉아, 얇은 종이담벼락에 귀를 기울이며 대화를 나누도록 한 의자다. 소통의 의미를 곱씹어 보는 의자인 셈이다. 암스테르담 중심지에 신축된 ‘익스체인지 호텔’의 시도는 더없이 경쾌하다. 모델이 의상을 바꿔입듯 객실 인테리어와 디자인을 하나의 패션 작품처럼 유동적으로 만들었다. 소파와 쿠션은 언제든 움직일 수 있도록 디자인돼 모든 객실로 수시 이동하며 그때 그때 다른 표정을 짓는다.

이렇듯 삶의 지혜와 창의적인 라이프스타일이 디자인에 녹아들어 있기에 세계는 네덜란드 현대 디자인에 갈채를 보내고 있다.

이영란 선임기자/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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