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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700만원 술ㆍ48만원 수박ㆍ신도 탐할 '추석 선물'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불황으로 추석 선물 구입 포기자가 예년보다 늘었다곤 하지만 신도 깜짝 놀랄 고가 상품 수요는 여전하다. 웬만한 국산 중형차 한 대 가격의 위스키가 있는가 하면, 일반 수박보다 20배 가까이 비싼 이른바 ‘회장님 수박’이 백화점에 떡하니 진열돼 있다. 고소득층은 햄ㆍ참치ㆍ샴푸 등으로 구성된 저가 선물세트를 염두에 두고 있는 서민과 전혀 다른 세상에 살고 있다.

5일 신세계 등 서울시내 주요 백화점을 둘러본 결과, ‘무등산 수박’은 한 통에 35만원의 가격표가 붙어 판매되고 있다. 신세계의 점원은 “35만원짜리 수박은 2통이 입고돼 있고 따로 주문하면 48만원짜리 수박도 구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무등산 수박’은 광주 무등산 자락에서 나는 것으로, 일반 수박보다 3배 가량 크고 껍데기에 줄무늬가 없는 게 특징이다. 이 점원은 “이 수박은 맛으로 먹는 게 아니라 약으로 먹는 것”이라며 “주로 (기업) 회장님들이 사간다”고 귀띔했다. 


고가 선물로 매년 회자되는 위스키도 건재했다. 국내에 딱 3병, 신세계를 통해 소개된 싱글몰트 위스키 ‘글렌피딕 50년산’은 2700만원이었다. 이미 2병은 올 설 연휴 등에 판매됐고, 1병만 남은 것으로 전해졌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글렌피딕 50년산’은 희귀 아이템이기 때문에 마시려고 구입하는 것도 있지만 재테크 차원에서 사기도 한다”고 전했다.

와인도 가격 측면에선 만만치 않다. 1000만원을 훌쩍 넘긴 상품이 적지 않았다. 신세계 주류 코너의 점원은 “1200만원짜리가 와인 가운데엔 가장 비싼 것”이라며 “그런 제품은 선물용이라기보다 구매자 본인이 마시기 위해 사는 것”이라고 했다.


올리브 오일 값은 상식을 깨는 수준이다. 스페인산 ‘올드파수스’ 올리브 오일은 무려 45만원에 진열돼 있었다. 100㎖당 9만원인 셈이다. 나름 프리미엄이라고 하는 이탈리아 브랜드 폰타나의 오일세트(올리브 오일 포함)의 3만5200원은 댈 것도 아니었다.

전통 장류의 가격도 선물세트로 포장되면 가격이 2배 이상 뛰었다. 농㈜고려전통식품이 내놓은 ‘기순도 전통장’의 고추장ㆍ된장ㆍ간장 등 3종 세트는 10만원이었다. 단품으로 이들 3종류의 장을 구입하면 3만8000원이면 됐지만 옹기에 담았다는 이유로 값이 올라갔다. 한 백화점의 매대 직원은 “선물용이니 옹기에 담은 걸 사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밖에 신세계백화점이 구성한 ‘파이브스타 1++ 한우세트’는 95만원(5.2㎏)에 전시돼 있었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가 어렵다지만 고소득층의 고가 선물 수요는 줄어들지 않아 소비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고 했다.

홍성원 기자/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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