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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밥’ 싸움
네슬레·ANF 등 수입업체 독주속
이마트 이어 CJ·풀무원도 가세

10년내 반려견 용품 6조시장 전망
유통·식품업계 새화두로 급부상



난데없이 ‘개밥 사업’이 유통ㆍ식품 업계의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다. 수입업체들이 주도권을 쥐고 있던 반려견 사료 사업에 이마트, CJ제일제당이 뛰어든 데 이어 풀무원까지 도전장을 내밀었기 때문이다.

반려견 용품은 반려견을 가족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시장이 무한히 커지고 있다. 국내 관련용품 시장만 2조원대 규모고, 이 중 반려견 사료 시장만 따지면 1000억원 내지는 1500억원 상당으로 추정되고 있다.


반려견 사료 시장은 그다지 큰 규모가 아니지만, 향후 성장 가능성을 따져보면 놓칠 수 없는 매력이 있다. 향후 10년 내에 반려동물 관련 용품 규모는 6조원대로 성장할 것이라 예상되고 있다. 유통 채널이 다양해지고 있고,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에서도 ‘개밥 사업’은 도전할 만한 기회다.

기존 반려견 사료 시장은 네슬레, ANF, 로열캐닌 등 외국 업체들이 70% 상당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었다. 국내 중소 업체들도 개 사료를 생산하고 있었지만, 영세한 규모를 벗어나지 못했다.

반려견 사료 시장에 일찍부터 뛰어든 국내 업체로는 이마트가 있다. 이마트는 2008년 10월 엠엠독스, 엠엠캣츠 등 자체 브랜드를 내세워 반려동물 사료를 출시했다. 이마트는 “엠엠독스 등은 사료부터 각종 용품에 이르기까지 제품을 직접 관리해 품질을 높였고, 기존 제품보다 가격도 10~20%가량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엠엠독스는 지난 1월부터 지난달까지의 매출이 출시 초기인 2009년의 매출보다 148% 높을 정도로 크게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16.3%, 올해는 21.8% 등 지속적으로 두자릿수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반려견 사료 전체 매출 신장률이 5.8% 신장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괄목할 만한 신장세다. 엠엠독스는 이마트의 반려견 사료 매출 전체 중 23%를 차지하면서 사료 내 2위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2월 ‘오프레시(OFRESH·작은 사진)’라는 브랜드로 반려견 사료 시장에 진출했다. ‘오프레시’는 천연 동ㆍ식물성 재료를 사용하고 인공 첨가물이나 색소 향미제를 넣지 않은 고품질 사료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고품질 원료와 더불어 신선함을 강조했다는 것도 ‘오프레시’의 차별점이다. CJ제일제당 측은 “글로벌 브랜드의 제품은 해외에서 완제품을 들여와 유통과정이 길지만, ‘오프레시’는 국내에서 직접 생산하기 때문에 신선한 제품을 공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오프레시’는 출시 2개월여 만에 매출이 2배 이상 신장했다. CJ제일제당은 ‘오프레시’의 성장 배경 중 하나로 반려견 사료의 유통망이 달라지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기존 반려견 사료는 대부분 병원을 통해 유통됐지만 CJ제일제당은 이마트 등 대형마트와 CJ몰, CJ온마트 등 온라인몰 등을 주 채널로 잡고 소비자들과 직접 소통하는 방식을 택했다.

CJ제일제당은 이달 중순 출시 예정인 연령식(반려견의 성장 과정에 맞춘 사료) 3종 등 제품 구성을 다양화해, 올해 반려견 사료로 1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동남아시아와 중국 등 글로벌 시장을 노리고 있다. 국내 반려견 시장은 이미 성숙기에 접어들었지만, 아시아 지역은 시장이 태동기여서 향후 성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판단이다.

풀무원도 ‘개밥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유창하 풀무원건강생활 대표는 4일 서울 중구 소공동에 있는 롯데호텔에서 간담회를 갖고, 반려견 사료 시장 진출 계획을 밝혔다. 풀무원은 사료를 반려동물의 건강 먹거리 마련이라는 측면에서 접근했다. 반려동물이 가족의 일원으로 인정받는 추세에 맞춰 제작과 유통과정이 불분명한 사료가 아닌, 좋은 원료로 위생적인 공정을 거쳐 만든 건강 먹거리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도현정 기자/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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