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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키드’ 초록마녀에 딱!, 옥주현 “나와 닮은 꼴, 경험 잘 살려서 해보겠다”
“공연 보면서 나와 닮았단 생각을 많이 했어요. ‘초록인, 저 여자를 잡아라. 저 여자는 나쁜 사람이다. 그래서 초록색인가?’라고 편견, 오해가 얹어지는 스토리가 남 얘기 같지 않았죠.”

오는 11월 한국어로 초연되는 뮤지컬 ‘위키드’의 캐스팅 결과는 예상을 빗나가지 않았다. 2일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초록마녀 엘파바 역에 옥주현, 하얀마녀 글린다 역에 정선아가 나란히 단상에 올랐다. 둘은 한국어 공연 소식이 전해졌을 때, 뮤지컬계 뿐 아니라 관객이 꼽은 캐스팅 1순위다.

걸그룹 활동 이후 숱한 오해와 소문, 안티에 시달렸던 옥주현(33)은 “누구나 다 그런(오해받는) 경험을 살면서 겪는데, 저는 여러번 하게 된 거 같다”며 “옛날에 겪은 경험을 잘 살려서 해보겠다”며 담담하게 말했다. 


외모에 대한 편견, 소문을 진실로 믿는 군중심리의 희생자가 엘파바다. 동화 ‘오즈의 마법사’에선 도로시에게 죽임을 당하는 사악한 초록마녀지만, 뮤지컬의 원작이 된 미국 소설가 그레고리 맥과이어의 베스트셀러 ‘위키드’에선 무척 영리하고 정의로운 여성. 동화 속 착한마녀 글린다 역시 ‘위키드’에선 인기에 목매는 공주병 환자로 그려진다.

옥주현은 지난해 호주팀 내한공연 당시를 떠올리며 “나는 회전문 관객(같은 공연 반복 관람 관객)이었다. 8번을 봤다”고 말했다. 엘파바에 자신을 투영시킬 정도로 ‘위키드’에 빠졌지만 올 초 서울에서 열린 오디션 때는 정작 컨디션이 나빠 “인연이 아닌가보다”며 거의 포기하는 마음이었다.

옥주현은 “음역대가높은 노래여서 부담을 가졌는데, 연출과 교감하듯 (오디션을) 면접 처럼 봤다. 연출 분이 ‘너에 대한 얘기를 많이 들었다’고 해줬다.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고 하더라”고 떠올렸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으로는 1막 마지막에 엘파바가 공중에 떠서 노래하는 장면을 꼽았다. 온갖 오해와 편견 속에서도 자신의 목소리를 찾고 한층 성장한 엘파바를 보여주는 전체 공연의 하이라이트다. 그는 “허리에 와이어를 달고 매달려서 높은 데서 부르는데 고소공포증이 있어서 걱정이다”고 부담감을 감추지 못했다.

초록색 분장을 한 이색 경험도 소개했다. 그는 “굉장히 척척했다. 페인트붓같은 걸로 손부터 귓속까지 칠하는데 40분 이상 걸린다. 그런 다음 파우더를 하면 악수를 해도 색이 묻어나지 않는다. 이제까지 공연이 끝나도 화장을 지우지 않았는데 이번엔 지워야겠더라”며 웃었다.

옥주현의 뮤지컬 출세작인 ‘아이다’에서 호흡을 맞춘 정선아와는 유명한 절친 사이다.

정선아(29)는 “나는 불만이 있으면 얘기하고 투정부리는 성격인데, 언니는 (안좋은 일이 있어도) 정말 그 역할에만 충실히한다. 밤 새면서 작품 얘기만 하는 게 아니라 시연도 한다. 무대에서 참 열심이고, 빈틈을 보이지 않는 배우이고, 이 언니랑 같이 하면 서로 장단점을 나눌 수 있겠다 했다”고 ‘아이다’로 가까워진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쌍둥이 같은 느낌은 처음이었다. 나한테는 신기한 경험이었다”고 덧붙였다.


옥주현은 “주인공이어서 그런지, 맏딸로서 어릴 때부터 가정을 책임져서 그런지 (무대에서)책임감이 많이 작용하는 것 같다. 워낙 세보이고 차가워 보이는 이미지가 있어서, 내가 먼저 품어야하는 하는 게 있다. 선아씨와는 진짜 뭔가 설명하기 힘든 쌍둥이 같은 게 있다”고 수긍했다.

‘위키드’는 내한공연 사상 최고 흥행작이다. 제작사 설앤컴퍼니에 따르면 지난해 티켓 오픈 첫날 2만4000매가 팔렸고, 4개월여 동안 23만5000명을 동원했다. 최단 기간 20만명 돌파 기록도 갖고 있다. 유료점유율이 95%를 넘어, 종전 기록(‘오페라유령’ 내한공연 94.5%)을 깬 작품이다.

한국어 초연은 11월22일부터 한달간 잠실 샤롯데씨어터에서 열린다. 비영어권 지역에서 자막이 아닌 현지 언어로 공연되는 건 한국어가 7번째다. 오리지널팀의 셋트와 의상을 그대로 공수해 와 쓴다. 옥주현, 정선아 외에 박혜나(엘파바), 김보경(글린다), 이지훈ㆍ조상웅(피에로), 남경주ㆍ이상준(마법사), 김영주(마담 모리블), 조정근(딜라몬드 교수), 김동현(보크), 이예은(네사로즈)이 합류했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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