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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체감 물가 반영한 지수 개발 서둘러야
추석을 앞두고 물가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차례상에 오를 과일 채소 나물류 등 주요 농산물가격이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배추의 경우 한 달 새 70% 폭등했다. 매년 추석 무렵이면 물가 걱정이 앞서지만 올해는 사정이 더 심각해 보인다. 아무래도 기상 악화 탓이 크다. 유례없는 폭염과 남부지방의 가뭄, 중부지방의 긴 장마로 주요 농작물 작황이 부진했다. 게다가 남해안과 동해안 일부까지 적조가 퍼지면서 수산물 가격도 크게 뛰었다. 방사능 물질 오염 우려로 일본에서 들여오던 수산물 수입마저 줄어 가격 상승을 압박하고 있다.

뿐만이 아니다. 각종 생활물가도 들썩이고 있다. 전셋값 고공행진은 안정책을 마련했지만 여전히 멈출 줄 모른다. 지난달 말 우윳값이 일제히 오른 것을 신호로 각종 유제품의 가격 인상이 예고된 상태다. 서울 수도권의 택시 기본요금은 적어도 500원 이상 인상 예정인 가운데 그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다. 시리아 사태로 국제 유가 움직임도 불안하다.

치솟는 물가로 서민들은 장보기가 겁이 날 지경인데 정작 당국은 상황을 안이하게 판단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2일 통계청이 발표에 따르면 8월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3% 상승한 것으로 잡혀있다. 10개월 연속 1%대 물가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겉으로는 아무 문제없는 듯하나 속내를 들여다보면 실소를 금할 수 없다. 각종 채소류 등 신선식품 값이 6.9% 올랐지만 화장품 가격이 내려 1%대 물가를 유지했다는 것이다. 배추(1.7)와 고등어(1.5)의 물가지수 가중치가 선크림(2.4)과 로션(2.0)보다 낮기 때문에 나온 결과다. 물가지수에는 착시현상이 있게 마련이라지만 정도가 너무 심하다. 실제 현대경제연구소가 조사한 상반기 체감물가상승률은 무려 5.4%로 정부 발표치와 4배 이상 차이가 난다.

물론 정부가 팔짱만 끼고 있다는 건 아니다. 관계부처 합동으로 3일 추석 민생안정 대책을 내놓았다. 배추 명태 등 주요 농축수산물에 대해선 정부 비축물량을 풀고, 기름값 등 생필품 가격 안정에도 힘을 쓰겠다는 게 주 내용이다. 각 지자체와 합동으로 추석 성수품에 대한 집중 물가 단속도 벌일 예정이다. 그러나 해마다 되풀이되는 판에 박힌 조치들로는 효과가 한정적이다. 근본적인 처방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실제 국민들이 생활 속에서 느낄 수 있도록 새로운 물가 지표를 만들어야 한다. 지수가 정확해야 보다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할 수 있다. 늘 하는 소리지만 농축산물의 유통 구조 개선이 화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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