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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금융시장 큰손들도 ‘출구전략’
테이퍼링 시사후 가치하락 우려
투자자들 금융자산 청산 현금화
3개월간 채권형펀드 137조 유출
주식형선 18조 자금 ‘엑소더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지난 5월 22일 ‘테이퍼링(양적완화 단계 축소)’을 시사한 이후, 자산가치 하락을 우려해 금융시장에서 돈을 빼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Fed와 전 세계 투자자들이 동반 출구전략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버냉키의 테이퍼링 시사 발언에 직격탄을 맞은 곳은 미국 채권과 주식시장이다. 금융자산을 청산해 현금화에 나선 투자자들이 줄을 잇고 있다.

2일 시장조사기관 트림탭스에 따르면 지난달 28일까지 미국 채권형 뮤추얼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에서 395억달러(약 43조8450억원)가 빠져나가, 월간 자본유출 규모 사상 3번째로 많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로써 미국 채권시장은 6월부터 8월까지 3달 동안 총 1234억달러(약 137조원)의 자본유출을 경험하게 됐다.

또 주식형 뮤추얼펀드와 ETF 시장도 같은 기간 동안 167억달러(약 18조5370억원)의 자본이 유출됐다. 지난 7월 유입액 393억달러의 거의 절반이 빠져나간 셈이다.

이에 대해 로이터통신은 1일(현지시간) 시리아에 대한 서방국들의 공습 우려에 지정학적 불안이 점증되면서 가뜩이나 버냉키 쇼크로 위축된 금융시장이 자본 난맥상을 해결하기 어렵게 됐다고 분석했다.

JP모건의 마시모 그레코 유럽 펀드부문 대표는 “투자자들은 Fed가 출구전략으로 정책방향을 돌릴 것이라는 점을 이해한다”면서도 “금리가 정상적 환경으로 돌아가는 시기에 대해서 불확실성이 남아있다”는 점을 투자자들의 출구전략 원인으로 지적했다.

Fed의 초저금리 정책 변경으로 자산가치가 재평가되는 리스크를 최소화시키려는 노력이라는 것이다.

투자자들의 출구전략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시장에 Fed의 출구전략 임박설이 구체화된 지난 2분기부터 자본 유출이 본격화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일 펀드 시장조사업체 리퍼 자료를 인용, 지난 2분기 동안 미국의 채권형 펀드에서 266억유로(약 39조원)가 빠져나가 2년래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으로 전환됐다고 보도했다. 1분기에 578억유로가 유입된 것에 비하면 투자자들의 출구전략이 확연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주식 펀드 2분기 유입액도 1분기 990억유로에서 409억유로로 급락하기도 했다.

미국 투자자들의 출구전략 행렬은 유럽에도 영향을 미쳤다. 머니마켓펀드(MMF)를 제외한 유럽 채권형 펀드에 새로 유입된 자금은 1분기 1181억유로에서 2분기 433억유로로 급감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Fed의 테이퍼링이 눈앞에 다가오면서 금융시장의 자본유출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트림탭스는 보고서에서 “(비교적) 안전한 투자로 여겨졌던 뮤추얼펀드와 ETF 투자가 4달 연속 손실로 이어지고, Fed가 유동성 공급속도를 제어하는 방안을 강력히 고려하고 있어 투자자들이 앞다퉈 출구로 몰려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승연 기자/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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