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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동주부터 명성황후 · 박연까지…잃어버린 역사속 인물 재조명”
서울예술단 정혜진 예술감독 인터뷰
첫 기획작 ‘잃어버린 얼굴 1895’
22일부터 예술의전당서 막올라

소재발굴위해 다양한 콘텐츠 섭렵
내년엔 만화 원작 신작 올릴 계획


“따뜻한 가족애를 느끼게 하거나 역사 속 인물을 재조명하는 극을 올리고 싶어요.”

‘윤동주, 달을 쏘다’ 등 ‘가무극시리즈’를 선보인 서울예술단의 정혜진(54·사진) 예술감독은 앞으로 서울예술단 기획공연의 방향성을 두고 ‘가족’과 ‘역사’에 방점을 뒀다. 연극, 노래, 무용 등을 한 무대에서 보여주는 가무극은 서울예술단이 만든 말이다. 형식은 뮤지컬과 같지만 전통무용과 창작무용이 더 무게감 있게 들어간다.

정 감독은 지난해 5월 취임 이후 첫 기획작 ‘잃어버린 얼굴 1895’를 오는 22일부터 29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무대에 올린다. 작년 초연작 ‘윤동주, 달을 쏘다’는 정 감독 취임 이전에 기획했던 작품이며, 정 감독이 기획 개발부터 연출 및 작곡 섭외, 안무까지 총괄하는 작품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 감독은 “장성희 극작가의 ‘꿈 속의 꿈’이란 작품이 너무 마음에 들어 작가를 찾아갔다. 명성황후 초상사진에 관한 시놉시스가 있다고 해서 읽었는데 너무 재밌었다”고 최초 기획 배경을 소개했다. 정 감독은 “뮤지컬 ‘빨래’를 보고 감동받았는데, ‘빨래’의 음악을 맡았던 민찬홍 작곡가와, 이미지 연출에 강한 이지나 연출을 모셨다. 제작진과 차지연, 손승원 등 잘나가는 뮤지컬 배우까지 모두 작품이 좋아서 합류했다”고 설명했다.

‘잃어버린 얼굴 1895’는 진위 논란을 빚은 명성황후의 초상에서 모티브를 따왔다. 19세기 후반 대한제국을 배경으로 흥선대원군과 황후의 대립, 을미년 시해 등 역사적 사실에 황후 대신 궁녀가 시해됐다는 ‘황후 생존설’과 왕실 사진가가 몰래 황후의 얼굴 사진을 찍어 간직하고 있다는 상상력을 더했다. 늙은 사진가 휘가 황후 사진을 보며 젊은 날을 회상하며 을미사변의 미스터리를 쫓아가는 액자식 구성이다. 국모보다는 여인으로서의 명성황후를 차지연이, 늙은 날과 젊은 날의 왕실 사진가 휘를 손승원이 연기한다. 김도빈(김옥균), 박영수(고종), 금승훈(대원군), 김건혜(선화)가 출연한다.

정 감독은 “개인적으로 이전에는 연출의 테크닉을 먼저 생각했는데, 지금은 텍스트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며 “소재 발굴을 위해 만화 등 다양한 콘텐츠를 본다”고 말했다.

차기 신작으로 11월 ‘박연’, 내년 3월 ‘소서노’(가제)를 준비 중이다. ‘박연’은 조선 인조 때 제주도에 상륙해 조선에 귀화한 네덜란드인 박연의 이야기를 하멜이 회상하는 형식으로 그려낸다.

안무가 출신 이난영 연출, 김효진 작가가 대본을 맡는다. 11월에 성남아트센터에서 공연될 예정. 정 감독은 “요즘 다문화 시대 코드에 맞춘 것”이란 설명을 곁들였다.

또 내년에는 만화 원작의 신작을 하반기에 올릴 계획이다. 내년 5월 ‘바람의 나라’가 재공연하며, 청년 윤동주의 삶과 시를 무대에 생생하게 되살려 호평받은 ‘윤동주, 달을 쏘다’는 내년 지역 순회 여정에 오른다.

정 감독은 “서울예술단이 지난해 1편밖에 공연하지 못했는데 올해는 3편으로 늘었고, 내년에도 3편을 올릴 생각이다. 2015년에는 해외 공연도 추진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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