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으로 읽는 동아시아 삼국지/이희진 지음/동아시아 |
저자는 천자사상, 중화사상은 주 왕실이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만든 정치적 목적의 이념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세상 모든 나라들을 이 질서 안으로 들어와야 한다고 내세운 중화사상은 중원제국을 중심으로 한 조공-책봉의 관계로 규정했지만 이는 지배-복속의 개념과는 다르다는 것이 저자의 견해다. 마치 주변국들이 중국에 복속돼 있었던 것으로 여기지만 이런 위계질서는 설정에 불과했지, 실제로 이뤄진 것은 아니었으며 중국의 생각과 상관없이 주변 세력들도 따라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동아시아 문명의 기원과 고조선을 시작으로 주의 건국, 춘추전국시대, 한 제국과 고대국가 등 문명과 역사의 시기, 위 진 남북조, 삼국의 팽창과 일본의 국제사회 등장 등 분열과 분쟁의 시대, 통일시대, 고대사회의 붕괴까지 한ㆍ중ㆍ일 어느 쪽으로도 기울지 않고 정치를 중심으로 큰 물줄기를 잡아냈다.
중국 상(商)의 청동기문화와 고조선 청동기 문화의 공통 조상으로서 랴오허 유역에서 발견된 기원전 25세기 청동기문화, 기자조선의 기자동래설 등 최근의 연구성과도 담아내 시야를 넓혔다. 잘 알려지지 않은 고조선 사회를 중국과의 관계에서 보여준 점도 새롭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