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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화사상은 어떻게 탄생했을까
옆으로 읽는 동아시아 삼국지/이희진 지음/동아시아
동아시아 역사를 함께 읽어내는 작업은 만만치 않다. 단순히 지형이 넓어지는 크기의 문제가 아니라 이를 하나의 관점으로 뚫어내는 통 큰 역사관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근대 이전 한ㆍ중ㆍ일 고대사회를 중심으로 기술한 이 책은 무엇보다 고대 동아시아 세계관과 원칙과 현실의 괴리를 보여주는 한ㆍ중ㆍ일 관계를 통해 역사왜곡을 극복할 시야를 열어준다. 저자는 정치와 통치이념을 중심으로 동아시아 역사를 한 코로 꿰어낸다. 특히 동아시아 역사관이라 부르는 중화주의적 세계관이 형성된 고대 국가의 통치이념에 주목, 조상신 숭배에서 천손사상으로 바뀐 이념이 동아시아에서 어떻게 구현됐는지 보여준다.

저자는 천자사상, 중화사상은 주 왕실이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만든 정치적 목적의 이념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세상 모든 나라들을 이 질서 안으로 들어와야 한다고 내세운 중화사상은 중원제국을 중심으로 한 조공-책봉의 관계로 규정했지만 이는 지배-복속의 개념과는 다르다는 것이 저자의 견해다. 마치 주변국들이 중국에 복속돼 있었던 것으로 여기지만 이런 위계질서는 설정에 불과했지, 실제로 이뤄진 것은 아니었으며 중국의 생각과 상관없이 주변 세력들도 따라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동아시아 문명의 기원과 고조선을 시작으로 주의 건국, 춘추전국시대, 한 제국과 고대국가 등 문명과 역사의 시기, 위 진 남북조, 삼국의 팽창과 일본의 국제사회 등장 등 분열과 분쟁의 시대, 통일시대, 고대사회의 붕괴까지 한ㆍ중ㆍ일 어느 쪽으로도 기울지 않고 정치를 중심으로 큰 물줄기를 잡아냈다.

중국 상(商)의 청동기문화와 고조선 청동기 문화의 공통 조상으로서 랴오허 유역에서 발견된 기원전 25세기 청동기문화, 기자조선의 기자동래설 등 최근의 연구성과도 담아내 시야를 넓혔다. 잘 알려지지 않은 고조선 사회를 중국과의 관계에서 보여준 점도 새롭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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