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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자 다이제스트>
▶나는 평양의 모니카입니다/모니카 마시아스 지음/예담=모니카 마시아스의 삶은 드라마틱하다. 아프리카 최초로 스페인 식민통치를 벗어난 적도기니의 초대 대통령의 딸로 태어나 친척의 쿠데타로 아버지가 죽고 김일성 주석의 도움으로 7살의 나이에 북한으로 피신한 그는 16년간 북한 사람으로 산다. 북한의 교육을 받고 미국에 대한 적개심을 쌓아온 그는 호기심으로 떠난 베이징 여행을 통해 균열을 겪게 된다. 평양으로 다시 돌아온 그가 선택한 것은 스페인어 공부. 1994년 마드리드행에 나서 처음으로 취직해 자유를 만끽하며 다시 뉴욕, 서울로 이동하는 삶은 자신을 둘러친 벽을 조금씩 무너뜨리며 너머의 삶으로 나아가며 이쪽과 저쪽을 포용하는 삶의 균형을 보여준다. 80년대 말 학생들이 생활한 해방산 호텔, 중국, 두바이, 시리아 유학생들, 당시 유학생의 ‘여신’으로 인기를 구가한 가수 김완선, 쌍꺼풀 수술 등의 얘기는 흥미롭다.

▶제7일/위화 지음,문현선 옮김/푸른숲=‘허삼관 매혈기’ ‘인생’으로 한국 독자들에게 중국 소설의 재미와 인생의 이면을 보여준 위화의 신작 장편소설. 작가 스스로 ‘30년 문학인생의 결정판’으로 꼽는 작품이다. 책은 주인공 양페이가 불의의 사고로 죽고 난 후 이승은 떠났지만 저승으로 넘어가지 못한 7일 동안 지난 삶을 되짚어보며 인생의 본질과 삶의 풍경을 재구성해낸다. 특히 죽은 양페이에 의해 그려지는 화장장의 풍경은 씁쓸하다. 귀빈을 위한 수입용 가마와 호화묘지, 유기농 묘비와 수의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애도해줄 유족도 없는 양페이 같은 이들의 대비는 풍자적이다. 7일 동안 지난 삶을 돌아보는 작가의 시선은 담담하다. 그 상황만의 논리가 있다고 본다. 인간의 강인함과 우유부단함, 인생의 복잡함과 간결함을 두루 펼쳐보인다.

▶고대 희랍·로마의 분노론/손병석 지음/바다출판사=분노는 흔히 부정적 감정으로 평가돼 왔다. 일상생활에서 그 폐해는 널려있고 학문적 영역에서도 분노가 포함된 감정의 영역은 이성의 빛 아래서 제대로 조명받지 못한 탓이다. 저자는 고대 희랍과 로마 철학자들의 저술 연구를 통해 분노의 다양한 속성과 양태, 진단과 방책을 면밀히 검토한다. 일리아스와 오뒤세이아 아이스퀼로스의 ‘오레스테이아’ 3부작과 ‘결박된 프로메테우스’,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왕’과 ‘안티고네’에 등장하는 다양한 분노들을 ‘분노의 스펙트럼’ 안에 배열하고 분노의 사회ㆍ정치적 맥락을 총체적으로 분석한다. 이를 통해 폴리스 중심 사회에서 신과 영웅, 왕의 분노와 통제가 어떻게 야만 사회에서 문명 사회로 이행하고 발전하는 데 기여했는지, 또 정치적 이익과 공동체의 통합에 어떻게 작용했는지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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