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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도 경제 ‘퍼펙트 스톰’ 오나
美 출구전략 우려에 시리아 리스크 까지…
루피화 장중 68.85 사상 최저치
증시도 외인 투매에 폭락 ‘암울’
서방 시리아개입땐 유가상승 타격
글로벌 금융위기 전조 해석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테이퍼링’(양적완화 단계 축소) 우려로 외환위기에 휩쓸린 인도 경제가 이번엔 시리아 리스크에 요동치고 있다. 중동 지역 전운 고조에 따른 금과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값 급등이 인도 경상수지 적자 우려를 키우고, 이는 또다시 루피화 가치 절하 폭을 키우는 악순환을 부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버냉키 쇼크로 흔들린 인도 경제 위기 우려가 시리아 리스크로 현실화될 것이란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일각에선 인도 경제위기가 신흥국을 넘어, 글로벌 금융위기의 ‘전조’가 될 것이란 해석까지 나오고 있다.

▶시리아 리스크에 환율↑ㆍ주식↓=28일(현지시간) 인도 외환시장에서 루피화 가치는 장중 달러당 68.85루피까지 급락해 사상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전날보다 3.86%가 떨어져 지난 1995년 10월 이후 8년만에 사상 최대치의 낙폭을 기록했다.

특히 최근 루피화의 추락 속도는 예상보다 빨라 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향후 6개월 루피화 환율이 달러당 66.96루피, 1년 내 69.31루피(8.61%)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예측이 나온지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았지만, 시장에선 심리적 마지노선인 70루피도 곧 뚫릴 것이라는 비관론도 확산되고 있다.

주식시장도 출렁였다. 인도 증시 벤치마크인 센섹스지수는 오전에만 2.5% 가까이 떨어졌다.

가뜩이나 ‘셀 인디아’ 현상으로 몸살을 앓았던 주식시장이 더욱 암울해진 것이다. 지난 16일부터 27일까지 인도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10억달러(1조1100억원) 규모의 주식을 팔아치운 것으로 알려졌다.

▶외환위기 현실화되나=파이낸셜타임스(FT)는 인도 경제가 신흥국 중에서도 특히 시리아 리스크에 취약하다고 진단했다. 서방의 시리아 내전 개입이 장기화될 경우 유가가 크게 올라, 석유 수입의존도가 높은 인도 경제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인도 경제에서 석유 수입은 총 수입액의 약 35%를 차지하고 있다. 이미 ‘미국 테이퍼링→외자 유출→환율상승→달러 지출 증가→외환보유고 하락’의 악순환에 시달리고 있는 인도 경제에 ‘시리아 사태→유가 상승→달러 지출 증가’라는 고리가 추가된 셈이다. 이에 따라 FT는 인도의 경상적자가 늘고 인플레이션 압박이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인도의 경상수지는 2011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3.4%에서 2012년 -5.0%로 적자폭이 확대됐다. 2013년 1분기 경상수지 적자는 9792억루피로 지난해 4분기보다는 개선됐지만 여전히 크다.

그 결과 최근 3년간 GDP가 5∼5.5% 가까이 떨어지며 반토막 난 인도 경제는 더욱 악화될 것으로 FT는 내다봤다. 지난 1분기 인도의 실질 GDP 증가율은 4.8%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현재 10%대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향후 2∼3%포인트 더 오를 것이라고 전망됐다.

파이어니어 인베스트먼트의 아시아투자 책임자인 안젤로 커베타는 “당장 구조적 개혁이 이뤄지지 않으면 인도 정부는 ‘3D 옵션’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3D 옵션이란 채무 불이행, 통화가치 절하, 디플레이션 등이다. 미국의 출구전략 우려에다, 시리아 사태까지 겹치며 향후 인도 경제 둔화가 장기화돼 경제 활력이 아예 꺼질 것이란 지적이다.한발 더 나아가, 인도 경제위기가 글로벌 금융위기의 신호탄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스티븐 로치 예일대 교수는 이날 CNBC 방송에서 “막대한 경상적자가 신흥 시장을 취약하게 했다”며 신흥국 금융위기로 세계 경제가 위기 초기단계에 진입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로치 교수는 “미국의 양적완화 조치가 중단되면, 그동안 통화가치 절하, 금리 인상이나 증시 하락 등의 부작용 없이 자금을 조달해왔던 인도 등 신흥국들이 경상적자를 해소할 수 없게 된다”고 강조했다.

강승연 기자/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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