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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민국 국회의원, 일본, 독일, 프랑스보다 돈 많이 쓴다
[헤럴드경제=백웅기 기자] 국정원 국정조사 등 여야간 첨예한 정쟁 속에서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목소리는 어느새 쏙 들어가버렸다. 지난 6월 임시국회에서 국회의원 겸직금지ㆍ연금 폐지에 합의했지만 ‘세비삭감’ 문제는 논의조차 꺼리고 있다. 의정활동 지원을 더욱 강화해야 하는 마당에 세비삭감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국회 입법조사처 조사결과 대한민국 국회의원에 지급되는 비용은 일본, 독일, 프랑스등 경제대국에 비해서도 월등히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19대 국회에서 의원들은 매달 646만4000원의 일반수당을 포함해 입법활동비 313만6000원 등 연간 최소 1억3796만원을 세비로 수령한다. 그런데 국회 입법조사처가 최근 펴낸 ‘주요국 의회의 의원 지원제도’ 보고서를 보면 이같은 세비는 우리나라보다 경제 규모가 큰 미국ㆍ영국ㆍ프랑스ㆍ독일ㆍ일본 등 선진국 보다 많거나 비슷한 수준이다.

급여만 놓고보면 미국 하원(1억9540만원), 일본(1억9854만원) 보다는 적지만, 프랑스(1억2651만원) 보다 만고, 독일(1억4703만원), 영국(1억4698만원)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은 이들 선진국의 50~60% 수준이다.


따라서 각국의 물가나 구매력 등을 감안하면 우리 국회의원들에 지급되는 비용의 상대가치는 1.5배에서 2배 가량 되는 셈이다.

보좌진에 지급하는 비용도 결코 적지 않았다. 우리 국회의원들의 경우 별정직 공무원 신분의 보좌진 7명, 인턴 2명을 둘 수 있는데 이들에게 지급되는 돈이 연 3억9513만원에 달한다. 사무실 운영비, 정책자료 발간ㆍ발송비, 유류비 등의 명목으로도 연간 5179만원 수준의 지원을 받아 총액 규모가 6억원에 이른다. 미국과 영국은 물론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프랑스보다 많은 보좌진 비용을 지급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보좌진을 공무원으로 처우하고 있는데, 이같은 경우는 일본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일본의 경우 법정 보좌진이 단 3명에 불과하다. 이밖에도 KTX와 선박은 물론 항공기 1등석까지 무료로 이용하는 특전도 다른 선진국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다만 영국ㆍ프랑스ㆍ독일의 경우는 의원이 낙선한 경우 다른 직업으로 전환하기까지 최소한의 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차원에서 퇴직수당을 지급하는 것은 우리나라에 없는 부분이다. 영국은 2달, 독일은 4달, 프랑스는 무려 36개월간 퇴직수당을 지급한다.

한편 우리 국회가 지난 6월 임시국회에서 폐지키로 했던 의원연금 제도는 일본을 제외하고는 미국ㆍ영국ㆍ프랑스ㆍ독일 모두가 운영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2005년까지 운영됐지만,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공적 연금의 국고부담율 30%에 비해 의원연금의 국고부담율이 70%에 달한다는 점이 의원 특혜로 지적되면서 2006년 4월부터 폐지됐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주요 선진국이 의원 연금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것은 의원이 재선이 보장되지 않는 선출직이라는 점에 주목해 재임 중에 일정액의 기여금을 납부한 후 퇴직 후 최소한의 생활을 보장받도록 하는 사회보장의 차원에서 이해할 수 있다”곳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국회 헌정회에서 나오는 돈이 연금명목으로 의원들에게 지급되지만, 연금재원 마련을 위하 의원들이 급여에서 별도로 비용을 부담하지는 않는다. 연금이라기보다는 수당에 가까운 셈이다.

kgu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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