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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동의 1위 ‘주군의 태양’, 공효진이 아니라면 누가?
공효진은 역시 대단했다. ‘돌아온 로코(로맨틱코미디)퀸’ 공효진은 명실상부 ‘믿고 보는 배우’로, 명불허전 ‘공블리’로 또 한 번 자리를 확고히 했다. 관계자들 사이에선 ‘주군의 태양’의 일등공신은 공효진이라는 말로, 이번 캐스팅은 ‘신의 한 수’라는 말로 대신한다.

공효진이 지난 7일 첫 방송된 SBS ‘주군의 태양’을 통해 안방으로 돌아왔다. 2년 만이다. 홍자매(홍정은 홍미란) 작가와 다시 한 번 손을 잡았다. ‘로맨틱 코미디’ 물의 전성시대를 연 홍자매 작가와 함께 했던 전작 ‘최고의 사랑’ 이후 결정된 브라운관 복귀작에선 “역시 공효진”이라는 찬사를 듣기도 전에 우려가 앞섰다. 설정은 다르지만 반복적인 장르 연기가 식상함을 주지 않을까 하는 우려였다.


공효진은 달랐다. 뚜껑을 연 ‘주군의 태양’에서 귀신 보는 여자 캐릭터인 태공실로 분한 공효진. 창백한 피부에 턱 끝까지 내려온 다크서클, 부시시한 머리를 한 채 등장한다. 미모를 뽐낼 여지도 없다. 하지만 공효진은 그리 예쁘지 않은 외모로도 30대 여배우로서는 드물게 사랑스럽고 귀여운 모습으로 중무장한 모습이다.

드라마에서 공효진이 보여주는 ‘음침한 여자’의 존재감은 확고했다. 산 사람으로 지내면서 죽은 자의 세상을 발을 담근 채, 매일밤 ‘귀신을 보는’ 공포와 두려움을 견뎌야 하는 태공실은 사실상 비현실적인 캐릭터였다. 변주된 호러물로 귀신 보는 여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이 드라마는 공효진을 중심으로 다양한 에피소드가 생기고 멜로가 그려진다. 결국 공효진의 연기가 드라마를 쥐고 흔들 관건일 수밖에 없었던 작품이다.

태공실을 연기하는 공효진은 일단 ‘귀신을 본다’는 설정에 충실했다. 예고도 없이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귀신들의 모습에 노상 공포에 휩싸이면서도 귀신들에게 끌려다니며 억울한 목소리를 들어준다. 늘 무언가에 쫓겨 주위를 두리번거리고, 그 기이한 능력으로 인해 지친 모습은 연기인지 실제인지 분간이 가지 않는 생활연기의 달인 수준이다. 그 과정에선 몸도 사리지 않고 망가지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멜로의 차원도 다르다. 공포 속에서 싹트는 사랑이다. 소지섭과 공효진의 운명적인 첫 만남은 천둥번개를 동반한 밤비 내리는 한적한 도로였다. 무턱대고 주중원(소지섭)의 차를 얻어타고 손가락이 스치자 ‘찌릿’하고 전기가 통한다며 어처구니 없는 착각을 늘어놓는 태공실. 상투적인 첫 만남이었지만, 이후 공효진은 ‘간절한 매달림’으로 그의 곁을 맴돈다. 중원의 몸에 손길이 닿을 때면, 귀신과 대면하는 피로한 공포에서 벗어난다는 중요한 이유가 있다. 때문에 공효진은 은근슬쩍 손을 뻗어 소지섭의 몸을 더듬고 “같이 자자”는 말도 서슴치 않는다. 자칫 미저리 같아 보일 수 있는 캐릭터가 공효진의 능청스럽고 천연덕스러운 연기 덕에 사랑스러움을 입었다. 


‘주군의 태양’을 통해 돌아온 공효진의 연기는 호평 일색이다. 시청자들은 시청률로 화답했다. 수목안방 ‘부동의 1위’다. 6회 방송분에선 16.6%(닐슨 코리아)의 전국시청률을 기록했다. 제작사인 본팩토리 측은 “공효진은 ‘로코퀸’에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이 다른 장르에 도전하는 개성 있는 배우”라는 말로, 상대배우인 소지섭은 “공효진은 연기를 너무 잘해 내가 어떤 연기를 해도 다 받아주는 대단한 배우다. 역시 최고의 로코퀸이다”는 말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때문에 많은 남자배우들은 공효진을 함께 연기하고 싶은 배우로 꼽는다. 윤상현의 경우 “공효진은 어떤 캐릭터도 자기 스타일에 맞춰 자유롭게 연기하는 배우다. 모든 대본을 자기화해 풀어내는 배우”라고 호평하며 공효진과의 연기호흡을 희망했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공블리’라는 브랜드를 가진 배우 공효진에 대해 “원래 연기를 굉장히 잘하는 배우인데 뒤늦게 인정받은 케이스다”며 “예전에는 주로 짝사랑을 하며 화내고 우는 역할이 많았다. 로맨틱코미디를 연기한 이후 사랑받는 역할을 하고 있는데 그 모습이 공효진과 굉장히 잘 어울린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태공실 역할은 비현실적인 캐릭터이기 때문에 조금만 연기를 잘못해도 허황돼보이고, 몰입이 안될 수 있는데 공효진은 상황을 설득하고 납득할 수 있는 연기를 한다”며 “드라마 한 편 안에서의 장악력도 뛰어나 시청자들의 몰입도가 높아진다. 최근의 트렌디한 드라마에 나오는 또래 여배우들과 비교해도 로맨틱코미디 연기는 단연 최고 수준이다”고 평가했다.

고승희 기자/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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