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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책> ‘1942 대기근' 외 출판 다이제스트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1942 대기근/멍레이 외 엮음, 고상희 옮김=중국의 공식 자료에서 1942년은 존재하지 않는다. 300만명이란 중국 사상 최대의 아사자가 발생한 허난성 대기근의 역사가 증발해버린 것이다. 허난성 지방지에 “지독한 가뭄이 들어 밀과 보리의 소출이 없었다”는 짧은 기록만 남아 있다. 세 명의 기자가 탐사 보도한 ‘1942’는 생존자들의 기억을 하나하나 그러모아 엮은, 참혹한 기록이다. 사람들은 산나물을 뜯고 나무껍질과 기러기 똥으로 연명했으며, 딸과 아내를 밀 한 되에 팔고 얼음고기를 먹었다. 얼음고기에서 손톱이 발견되는 일이 종종 있었지만 사람들은 모른 척했다. 허난성의 기근 피해 상황은 제대로 정부에 보고되지 않았다. 저자들은 대기근의 원인으로 1938년 일본군이 장저우를 공격하기 전날 있었던 국민당 정부의 화위안커우 제방 폭파를 든다. 극한 상황에서 벌어지는 인간의 생존 본능과 정부 실책의 결과를 냉엄하게 보여준다.

▶에라스뮈스/요한 하위징아 지음, 이종인 옮김/연암서가=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사상가이자 문화사의 창시자 중 한 사람으로 평가받는 요한 하위징아가 쓴, 중세 대표적인 인문주의자 에라스뮈스를 다룬 평전이다. ‘중세의 가을’로 널리 알려진 하위징아는 광기로 얼룩진 중세의 혼란 속에서 출생의 불우함을 딛고 일개 무명 수도사에서 학문의 길로 일로매진해 모든 문헌에 통달한 거목으로, 당대 저명한 휴머니스트로, 종교개혁의 중심인물로 부상하는 과정을 세세하게 파헤친다. 순회학자로서 고단한 삶과 토머스 모어와의 긴밀한 우정, 마르틴 루터와의 신학적 논쟁 등 후대 서양사상과 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에라스뮈스의 정신과 사상을 예리하면서 아름다운 문장으로 만날 수 있다.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정구현 지음/청림출판=한국 경제의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와 일본식 장기 불황론이 제기되는 가운데 이론과 현장을 고루 경험한 저자가 향후 15년간 한국 경제의 새로운 성공방정식을 제시했다. 저자는 지난 60년 한국의 성공은 시장경제와 민주주의라는 제도가 한국인의 학습 동기와 과업 몰입이라는 성과주의 가치관과 결합해,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발전의 기회를 주었기에 가능했다고 분석한다. 그러나 이제 이런 성공방정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나태함, 이익집단의 고착화, 변화 리더십 부재, 고비용구조로 더는 기능을 하지 못한다. 저자의 대안은 ‘포용적 성장 정책’이다. 즉, 한국 경제 발전의 동력인 잘하는 개인과 기업에 대한 보상과 시장의 자유로운 작동과 함께 이로 인해 생기는 소득 불균형을 조세와 사회복지로 완화하는 시스템 설계다. 한국식 자본주의 실험의 그림을 설득력 있게 그려냈다.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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