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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속으로 - 김석동> 베링해협을 통해 보는 역사 이야기
베링해협 건넌 대륙의 기마민족
남미까지 삶의 무대로 개척
세계를 무대로 승부하는 나라
역동적 한국인 모습과도 오버랩


17세기까지 은둔의 왕국이었던 러시아를 깨운 개혁군주가 표트르1세이며, 그가 북방전쟁을 통해 바이킹으로부터 발트연안을 되찾아 건설한 제정러시아 수도가 상트페테르부르크다. 북방의 패자로 등장한 그는 전쟁터에서는 항상 선두에 서 있었고, 행정ㆍ군사ㆍ경제 등 모든 부문에서 과감한 개혁정책을 멈추지 않았다.

표트르1세는 오래전부터 시베리아 동쪽 끝이 육지로 다른 땅과 연결됐다는 구전을 확인해 보고 그 땅을 차지하기 위해 1725년 ‘비투스 베링’을 파견한다. 5년간에 걸친 천신만고의 탐험에서 시베리아의 동쪽 끝은 바다라고 확인하고 3년 후 다시 바다 건너에 땅이 있는지 탐험을 재개하여 알래스카를 발견한다. 이후 이 광활한 땅은 러시아가 지배하게 되고 이는 미래를 내다본 지도자의 결단의 산물이다.

그런데 120여년이 지난 1867년 러시아 황실은 쓸모없는 땅 알래스카를 미국에 단돈 720만달러를 받고 팔아버린다. 1873년 금본위제 시대에 금 1온스는 21달러 수준이었으니 지금 금값으로 추정하면 5억달러가 안 되는 적은 돈이다. 우리나라 15배 크기의 땅, 미국 전체 천연가스와 석유의 25%가 생산되는 땅, 자원의 보고, 천혜의 관광지, 군사요충지인 알래스카는 이렇게 운명이 갈리게 됐다.

알래스카 원주민은 오래전 베링해협을 건너온 황색인으로 몽골 인종이라 한다. 이들은 아마도 우리와 뿌리를 같이하고 있고 이후 중미ㆍ남미까지 진출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멕시코에서 홀연히 수천년 전에 나타난 중앙집권국가의 흔적을 웅변하고 있는 장엄한 테오티우칸 문명, 유카탄반도의 마야 문명 그리고 안데스산맥 페루의 고대문명 등도 지금의 베링해를 건너간 몽골계 조상이 남긴 작품으로 봐야 할 것 같다. 멕시코는 물론 페루 등지에서도 원주민에게서 몽골반점이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은 주목할 만하다.

지난날 베링해협을 건너 광활한 북미ㆍ중미ㆍ남미를 무대로 삶을 개척해 나갔을 진취적인 그들의 모습은 대한민국의 현대사에서 세계경제의 중심지는 물론 열사의 사막, 아프리카의 오지, 남미의 정글, 시베리아 벌판, 남방의 밀림, 극한의 바다…. 5대양 6대주가 좁다고 활약하는 한국민의 모습과 오버랩되는 장면이 아닐까.

대한민국은 수출로 일어난 나라이며 세계를 무대로 승부를 한 나라다. 1970년 수출은 8.4억달러, 77년에 100억달러를 돌파하고 18년 만인 95년 1000억달러를 돌파했으며, 지난해 수출규모는 5478억달러로 세계 7번째 규모다. 1970년부터 2012년까지 43년간 연평균 18.8% 증가했다. 무역으로도 세계 9번째 나라다.

물론 이 기간 중 세계경제는 호황을 지속했고 자본주의를 움직이는 패러다임도 1929년 이후 정부 주도의 수정자본주의에서 1970년대 이후 민간이 주도하는 시장의 기능과 역할을 보다 중시하는 신자유주의로 대체됐다. 이러한 대외환경이 수출 지향적인 우리 경제에는 다시없는 결정적 도움이 됐다.

그러나 이러한 환경은 여건일 따름이며 대한민국은 이 시기에 국력을 결집해 승부를 해냈으며 한국인의 에너지는 세계 곳곳에서 유감없이 발휘된 것이다.

한국인의 에너지는 과거 유라시아 대륙을 지배했던 기마민족의 전설적인 에너지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 이들은 몽골고원, 바이칼, 시베리아, 만주, 중앙아시아, 아나톨리아반도(터키), 우크라이나, 헝가리·폴란드 평원 등 광활한 무대에서 역사적인 국가 건설을 지속했으며, 그리고 훨씬 더 앞선 시대에는 베링해협을 건너 남북아메리카 대륙에서 그들의 장대한 기상을 발휘해 생존의 영역을 넓혀 나가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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