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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 포럼 - 임돈희> 문화융성시대 주역이 될 국립무형유산원
아리랑이 한류로 등장한다면 이것이야말로 한국 고유의 노래가 세계화한 진정한 한류다. 이는 세계 다양한 민족의 고유한 무형문화유산을 보호하려는 유네스코의 무형문화유산협약 정신과도 일치하는 방향이다.


오랫동안 준비한 국립무형유산원이 지난 7월 31일 준공됐다. 국립무형유산원은 전주에 부지면적 5만9930㎡, 건축면적 2만9615㎡의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로 무형문화유산 공연, 전시, 교육연수 및 국제교류 시설 등을 포함하고 있다.

한국은 무형문화유산의 세계적 중심국이다. 1962년부터 무형문화재정책을 적극 실시하여 사라져가는 무형문화유산을 보호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유네스코가 뒤늦게 세계무형문화 보호를 위해 채택한 2003년 유네스코의 세계무형문화유산 협약보다 40년이나 앞선 경험을 갖고 있다. 유네스코가 세계무형문화유산정책을 펴는 데도 기여했다. 한국의 무형문화유산 전승제도인 ‘인간문화재’제도가 바람직한 것으로 평가되어 유네스코에서 한국의 인간문화재 제도를 각 회원국에 권고한 게 좋은 예다.

2004년 학문의 올림픽이라는 세계박물관대회(ICOM)가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한국에서 개최되었을 때, 그 주제는 ‘박물관과 무형문화유산’이었다. 세계적으로 무형문화의 중요성이 인식되고, 한국이 무형문화유산의 중심국이라는 점이 인정되었기 때문이다.

유형문화유산 분야는 그동안 서구국가들의 주도하에 많은 정책이 수립되고 유지되어 왔다. 그러나 무형유산의 경우는 다르다. 현재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등재된 종목 중 아ㆍ태지역에서 신청한 종목이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한다. 그중 무형문화유산보존의 경험이 가장 많은 나라는 한국과 일본인데, 일본보다 한국의 무형문화유산정책이 더욱 역동적이고 융통성이 있다. 따라서 앞으로 세계 무형문화유산의 정책은 한국이 주도해야 한다고 본다.

지난달 준공한 국립무형유산원은 세계 최초로 건립되는 무형문화유산의 전당이다. ‘롤 모델’이 없다. 박물관, 미술관 아카이브를 뛰어넘는 그런 무형문화유산 시설이 되어야 한다. 이미 중국에서도 한국의 국립무형유산원을 모델로 하겠다는 의사를 한 학술회의에서 표명한 바 있다.

한국의 무형문화유산이 세계화될 때 진정한 한류가 일어난다고 믿는다. 현재 아이돌 가수의 노래나 싸이의 강남 스타일이 세계인들에게 사랑을 받고 한류 열풍을 주도하고 있다. 고마운 일이다. 그러나 아리랑과 같은 무형문화유산이 세계화되는 것은 대중문화 한류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나는 이것을 마치 맥도날도 햄버거가 미국에서 국내로 들어왔지만, 우리가 더욱 맛있게 만들어 다시 미국으로 수출시킨 것과 같다고 본다. 이것을 한국 고유의 음식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런 점에서 아리랑이 세계적인 한류로 등장한다면 이것이야말로 한국 고유의 노래가 세계화한 진정한 한류다. 이는 세계 다양한 민족의 고유한 무형문화유산을 보호하려는 유네스코의 무형문화유산협약 정신과도 일치하는 방향이다.

무형유산 중심국인 한국이 무형유산 정책을 어떻게 펼치느냐에 따라 세계 문화지도가 달라진다. 그 역할을 국립무형유산원이 해 나가야 한다. 그것이 바로 문화융성을 성취하는 길이다. 국립무형유산원이 많은 국립기관 중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브랜드로 자리매김을 하기를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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