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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술관에 디자이너들이? 국립현대미술관, 디자인전시실 조성
[헤럴드경제=이영란 선임기자] 국립현대미술관(관장 정형민) 과천본관에 디자인 상설전시실이 생겼다. 미술관은 2층에 디자인 분야를 전문적으로 소개할 전시실을 꾸미고 첫 전시를 마련했다.

‘디자인;또다른 언어(Design;Another Language)’라는 타이틀로 개막된 전시에는 유망 디자이너들이 그래픽디자인, 가구디자인, 광고디자인, 패션디자인 등 디자인 전반을 아우르는 작품 100여점을 출품했다.

참여디자이너는 고만기, 김영나, 김한규, 김희원, 박원민, 이은재, 이정은, 이제석, 잭슨홍, 최정유 등 10명. 미술관측은 각 디자이너의 대표작을 검토하고 ‘동시대성’을 반영한 새 작업을 요구했다. 이에 디자이너들은 자신의 전공분야에 그래픽, 가구, 광고, 패션 등의 분야를 접목해 신작을 제작했다. 출품작들은 사물을 재해석하는 방법론적인 독창성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 공통점이다.


한때 자동차 디자이너로 활약했던 잭슨홍은 여러 휴식공간에 놓일 수 있는 라운지 의자 ‘슬래시 체어’를 만들었다. 1.6mm 두께의 얇은 강판을 구부리고, 교차시켜 사선으로 제작한 의자는 ‘예리함’과 ‘서늘함’을 지니며 디자인가구의 매력을 한껏 뿜어낸다.

그래픽 디자이너 김영나는 현대사회의 정형화된 종이 규격에 착안해 ‘A시리즈 테이블’을 출품했다. 우리와도 친숙한 A4, A3, A2 크기의 금속상판에, 다리 프레임 높이를 자의적으로 결정한 탁자는 ‘표준에 입각한 비-표준화 작업’이란 점에서 의표를 찌른다.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이은재는 ‘침묵하는 기계’를 출품했다, 기계와 인간의 접점을 성찰해온 작가는 시대의 주역으로 기록된 기계를 향한 경외의 마음을 담아 이를 디자인적으로 기념하고 있다. 다분히 기능적인 기계의 형태를 미학적으로 해석해 다시 기능을 부여한 것이 특징이다.

미래 보다 과거를 탐닉하길 즐기는 김한규는 공예가 가진 비획일성과 비규격화에 매력을 느끼고, 조명작품을 내놓았다. 디자이너 김희원은 인테리어와 사진을 접목해 ‘인터렉티브 거울’을 제작했다. 


고만기는 대형마트의 쇼핑카트를 ‘탈 것’으로 변신시키는 ‘로킷’을 만들었다. ‘로킷’에 ‘충전식 핸드드릴’만 있으면 바퀴가 달린 것은 죄다 타고 다닐 수 있도록 한 시도가 흥미롭다.

이번 전시는 일상에서 자주 만날 수 있는 낯익은 물체(objet)들이, 참신한 디자인작품으로 재해석되는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즉 디자인을 통해 사물을 색다르게 인식하고, 정의하는 방식을 경험할 수 있다.


전시 기획을 맡은 산업디자이너 구병준 씨는 “디자인화된 디자인이 아닌 디자인이 되기까지의 과정과 작가의 고민이 담긴 디자인을 선보이는데 촛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전시는 내년 2월 23일까지. 무료 관람. 

[사진제공 국립현대미술관]

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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