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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황에 규제까지” 위기 속 내비게이션 업계 ‘첨단기술’로 헤쳐모여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국내 내비게이션 업계가 첨단기술 확보와 서비스 다각화를 통한 활로 모색에 분주하다. 내비게이션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데다 정부의 규제가 잇따르는 등 악재가 겹치면서 자구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내비게이션 업계는 이른바 ‘빅3’ 업체를 중심으로 첨단기술 확보 경쟁에 돌입했다. 음성인식기술 개선과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자동차 내 에코시스템 구축 등이 주요 내용이다. 업계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내비게이션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제조업체들의 매출이 크게 감소한데다 ‘내비게이션 KS규격마련 계획’까지 발표되면서 뭔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거치형 내비게이션 시장규모는 2012년 기준 120만대 정도로 전년 동기 대비 30만대 가량 줄어들었다.

잇따르는 정부의 규제정책도 내비게이션 업계의 긴장감을 키우는데 한몫을 했다.

팅크웨어의 내비게이션 아이나비의 위성지도 실행화면.

지난 3월부터 시행 중인 도로교통법 개정안에 ‘운전 중 영상표시장치를 통한 영상표시 금지’ 등의 내용이 포함된 데 이어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기술표준원까지 내비게이션에 대한 한국산업표준(KS규격)을 연내 마련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특히 새로 제정될 KS규격에는 ‘주행 중 터치스크린 조작 불가’, ‘운전자 주의를 분산시킬 수 있는 정보 수집 제한’, ‘화면에 표시되는 적정 단어 수 제한’ 등 내비게이션 업계에 치명적인 내용이 다수 포함될 예정이다.

가장 공격적으로 대책 마련에 나선 곳은 국내 시장의 60%가량을 점유하고 있는 팅크웨어. 팅크웨어는 도로교통법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있던 지난해 말 음성인식기술 전문 업체 파워보이스를 23억원에 인수했다. 음성인식기술의 정밀도를 높여 차후 시행될 각종 규제를 피하겠다는 판단이다. 팅크웨어는 이어 올 초까지 스마트폰 블랙박스 애플리케이션 업체인 비글과 전자지도업체 엠아이웍스를 인수하는 등 모바일 시장진출에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팅크웨어의 매립형 내비게이션. [사진제공=팅크웨어]

‘지니’, ‘맵피’ 등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로 유명한 현대엠엔 역시 음성인식 기술에 집중하고 있다. 현대엠엔은 자사의 내비게이션에 전 세계 음성시장의 7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미국 뉘앙스의 엔진을 대대적으로 적용했다. “뉘앙스 엔진은 아이폰의 개인비서 ‘시리’에도 사용된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음성인식 기술로 음성인식 기능의 품질을 한층 높여줄 것”이라 것이 현대엠엔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대엠엔은 또 자사의 소프트웨어 역량을 십분 활용해 LG유플러스에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등 모바일 B2B 시장을 장악할 계획이다.

파인디지털은 자사의 정보통신기술 역량을 이용한 차량 내 ‘에코 시스템’ 구축에 중점을 두고 있다. 내비게이션을 통해 차량의 연비나 타이어 정보 등 주행정보를 확인하는 것은 물론 블랙박스와 스마트폰을 연결하는 ‘허브’ 역할까지 제공하겠다는 복안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내비게이션에서 DMB내비게이션으로, 2D내비게이션에서 3D내비게이션으로 제품의 기능이 확장될 때마다 새로운 시장이 형성돼 왔다”며 “단순한 신제품 발매가 아닌 전혀 새로운 차원의 도약이 필요하다는데 업계가 공감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yesye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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