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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승기 - 김대연 기자> 살짝 밟아도 춤추는 RPM …소음 확 줄고 힘 더 세졌네
더 뉴 스포티지R 2.0 가솔린 터보
많이 팔리는 차가 좋은 차다. 제 아무리 유능한 전문가가 차를 분석해도 수만, 수십만 고객의 체험과 평가를 결코 따라갈 수 없다. ‘개성이 없다’는 핀잔을 들으면서도 쏘나타, 아반떼, K5, K3 등을 타는 이유다. 실제 자동차회사도 이들 전략모델, 볼륨모델 개발과 제작에는 좀더(?) 심혈을 기울인다.

국내 소형 SUV 시장의 절대 강자 스포티지R도 그런 차다. 지금은 형님 격인 현대차에 밀리고 있지만 전통의 SUV 명가(名家) 기아차에서 SUV 판매 1위(2013년 상반기 누적판매 기준)다. 디자인 선호도가 높아 2010년 태어나자마자 그 해 3만9926대, 이듬해 5만2018대, 작년 4만3993대, 올해 상반기 1만8779대가 팔렸다.

시승차는 지난 23일 상품성 개선 모델로 돌아온 ‘더 뉴 스포티지R 2.0 가솔린 터보 2WD 모델(자동변속기)’<사진>.디젤 엔진 위주의 SUV 시장에서 드물게 가솔린 터보 엔진을 장착한 녀석이다. 외관은 완성도가 높았던 기존 디자인을 계승했고, 범퍼 및 라디에이터 그릴에 크롬 라인이 좀더 들어갔다. 측면부는 전면 가공한 신규 알로이휠, 후면은 최근 트렌드인 LED 콤비네이션 램프가 적용됐다. 고급스러움이 높아졌지만 너무 럭셔리해 보인다는 지적도 일부 나온다. 


시동 스타트 버튼을 누르자 그르릉거리는 엔진음 대신 한 차례 강렬하고 힘찬 시동음과 함께 이내 차가 조용해졌다. 이번 상품성 개선 모델에서 기아차가 특히 신경을 썼다고 강조하는 대목이 바로 진동과 소음 절감. 전면 윈드 쉴드에 들어간 이중접합 차음 글라스, 한층 보강된 흡차음 패드로 진동과 소음이 크게 개선됐다. 도어 패널이 조금만 더 세련됐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내부 인테리어도 심플하면서 깔끔했다. 대시 보드(운전대가 달린 앞부분)와 센터페시아(가운데 부분)가 하나로 붙어 있는 ‘T자(字)’형 구조도 고객 호응도가 높다.

가속 페달은 민감했다. 살짝 밟자 차는 미끄러지듯 앞으로 나갔다. 앞차와의 간격을 출분히 벌린 뒤 힘껏 가속 페달을 밟자 드디어 가솔린 터보 본색을 드러냈다. RPM(분당 엔진회전수)이 춤을 추더니 차가 쏜살같이 치고 나갔다. 지속된 장맛비와 서울 내부순환고속도로의 허용 속도 때문에 곧바로 브레이크를 밟을 수밖에 없었지만 가속력만큼은 어떤 차보다 탁월했다. 반박자 느리긴 했지만 탄력있는 가속력이었고, 터보랙(터보 작동까지의 시간)도 그렇게 길지 않았다. 이 가솔린 터보 차량의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 돌파 시간)은 7.1초에 불과했다. 안정적인 코너링과 터보에 걸맞은 밀림없는 탄탄한 제동력도 우수했다. 이 밖에 크루즈 컨트롤, 경사 밀림방지 장치, 운전석 통풍시트, 2열 에어벤트, 에코모드 등도 채택됐다.

1.4 가솔린 터보엔진이 들어간 한국지엠의 신차 트랙스(1940만~2289만원)를 의식한 듯 가격 책정(럭셔리 2125만원, 트렌디 2325만원)도 비교적 합리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물론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가솔린 터보를 감안하더라도 4등급 연비가 자꾸 머릿속을 맴돈다. 시트 조절도 사실상 수동이며, 기아차의 다른 차량과 달리 계기판도 뭔가 좀 밋밋하다. 가격에 대한 부담 때문인지 외관의 화려함을 내부 인테리어가 따라오질 못한다.

하지만 ‘더 뉴 스포티지R 2.0 가솔린 터보 2WD 모델’은 타면 탈수록 매력이 있는 차량이었다. 스포티지R의 디자인을 선호하면서도 가솔린 차량의 승차감과 터보 엔진의 운전 즐거움을 원하는 소비자라면 구매 리스트에 올릴 만하다. SUV만의 탁트인 시야 그리고 비교적 넓은 적재공간도 이 독특한 터보 차량의 장점이다. 

sonam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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