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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벤처와 상생하겠다”는 네이버, 벤처업계 반응은?
[헤럴드경제= 서지혜 기자] 인터넷 독과점 논란에 휩싸였던 NHN이 29일 결국 상생 방안을 내놓았다. 1000억원 규모의 상생펀드를 조성하고 동반성장협의체를 만드는 게 주 내용이다. 업계는 일단 환영하면서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NHN은 이날 벤처기업협회, 무선인터넷산업연합회 등 유관기관 및 협회가 모인 자리에서 ‘상생’을 키워드로 그간의 논란을 종식시키고자 했다.

중소 인터넷 업체들과 ‘벤처산업 동반성장 협의체’를 만들어 논의의 장(場)을 마련하고 ‘서비스영향평가제도’와 ‘표준계약서 제도’를 도입한다는 내용은 NHN이 벤처업체들과의 대화의 기회를 갖길 원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벤처창업지원펀드’와 ‘문화콘텐츠펀드’를 조성해 각각 500억 원씩 약 1000억 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는 것 역시 인터넷 생태계에서 ‘맏형’ 노릇을 하기 위한 시도다.

NHN은 그간 검색포털을 기반으로 온라인 및 모바일 분야의 30여 개 사업에 진출해 시장을 장악해왔다. 백신과 같은 인터넷 서비스 뿐 아니라 도서, 음원, 뉴스, 부동산 등 콘텐츠 영역까지 진출해 콘텐츠 제작자들의 원성도 들었다. 특히 최근에는 인터넷 생태계의 터전이 모바일로 옮겨가면서 이제 막 시장을 형성하기 시작한 모바일 벤처기업들의 불만이 더해져 정치권의 집중 포화까지 받았다. NHN이 이번에 내세운 상생해법은 이런 논란을 한동안 불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런 변화에 대해 정작 수혜자인 인터넷 벤처 업계는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일부 업계 관계자는 “일단은 없던 제도와 펀드가 생기는 것이니 나쁠 일은 아니지만 중요한 건 투자가 아니라 자세”라며 유보적 태도를 보였다. 이들은 “투자를 하더라도 네이버가 벤처와 유사한 서비스를 계속 내놓을경우 독점 생태계는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협의체를 구성해 벤처업계들이 원하는 바에 대해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업계에 투자하고 회수하는 형태의 상생은 통신사 등 대기업도 하고 있다”며 “인터넷 사업자로서 M&A 등 생태계 확장을 위한 획기적 방안도 함께 논의돼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기대감을 보이는 목소리도 있다. 국내 한 모바일 벤처기업 대표는 “NHN이 법적 규제까지 가는 것을 막기 위해 자율규제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에서 유일하게 세계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는 인터넷기업이니만큼 법으로 규제하는 것보다는 자율규제 경과를 지켜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서지혜 기자/gyelov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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