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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운동후 덥다고 찬물 샤워, 다시 운동 못할수도…
더위에 이완된 근육 갑자기 수축
심장에 무리주는 찬물 샤워 피해야

폭염속 야외운동 심혈관계 부담
당뇨·고혈압·고지혈증 심장마비 원인
만성질환자 고체온증 각별한 주의를


2주 전 한국여자골프의 전설인 구옥희가 골프장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한 데 이어 지난주에는 광동제약의 창업주인 최수부 회장이 골프장에서 운동이 끝난 후 안타깝게도 세상을 떠났다. 사인은 심장마비였다. 골프는 나이가 들더라도 즐길 수 있는 대표적인 운동이다. 골프는 천천히 걷기도 하고, 언덕을 오르거나 내려가기도 하며, 골프채를 스윙하면서 팔, 다리 그리고 허리근육을 자극하는 복합적인 운동이지만 한편으로 가속력이 붙은 큰 범위의 관절운동으로 우리 몸의 중심축에 해당하는 척추뼈에 부담을 줄 수 있으며, 요통이나 흉통 심지어는 탈골, 추간판의 손상, 인대손상, 심혈관계 등의 위험성도 상존한다. 또 비오는 날에는 낙뢰사고 등 야외 활동에 따르는 여러 위험요소들도 가지고 있다. 특히 폭염 속 야외운동은 심혈관계에 부담을 줄 수 있다.

▶한여름 골프장의 소리 없는 살인자, 열사병=불볕더위가 한창인 여름철에 18홀을 돌면서 무리하게 골프를 치게 되면 ‘열사병’이 생길 수 있다. 장기간 고온과 햇볕에 노출되고 체온조절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으면 생기는 고체온증은 그 정도에 따라 크게 세 가지 단계의 질환으로 구분되는데 열피로, 열경련, 열사병이다. 특히 열사병은 우리 몸의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자율신경조절 능력에 문제가 생겨 체온이 39.5도 이상으로 치솟으며 땀이 나야 할 피부가 오히려 건조해지면서 의식을 잃게 되고 응급처치를 하지 못하면 생명을 잃게 되는 위급한 병이다.

무기력, 심한 피로, 근육 경련, 구역감, 두통, 설사, 어지럼증 등이 고체온증의 전조 증상이다. 골프를 치는 중에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그늘에서 휴식하고, 몸을 시원하게 할 수 있는 냉수나 얼음찜질 등을 해준다. 이때 의식이 흐려진다면 물은 마시지 않고, 시원한 곳에서 옷을 풀고, 응급 상황을 골프장 측에 알려야 한다.

▶만성질환자와 고령자, 자율신경조절 기능 떨어져 고체온증 주의해야=우리 몸은 체온이 올라가는지 내려가는지 항상 감시하면서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려고 애를 쓴다. 그래서 더워지면 저절로 땀이 나서 열을 낮추려고 노력하고, 추워지면 근육을 떨게 해서 열을 내려고 한다. 이런 작용은 자율신경조절 능력에 의해 주로 이루어지는데, 아주 고령의 노인은 이와 같은 자율신경조절능력이 감퇴하기 때문에 신체의 열 변화를 잘 감지하지 못하거나, 감지하더라도 이를 수정할 수 있는 반응체계가 느린 편이다. 그래서 외부 온도의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는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고체온증에 쉽게 빠지게 된다. 게다가 심혈관질환, 만성폐질환, 신장질환, 갑상선질환으로 여러 가지 약물을 복용하는 경우도 체온조절 기능이 약해진다. 노인들은 이러한 질병에 걸리거나 여러 가지 약을 복용하고 있는 분들이 많아서 젊은 사람들에 비해 훨씬 더 열 변화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무더운 여름에도 심장질환 발병률 높아, 수분섭취 충분히 하고 운동 후 ,차가운 물 샤워는 피하는 게 좋아=무더운 여름에 야외활동을 할 경우에는 수분섭취를 충분히 해야 한다. 김민규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수분이 충분히 공급되지 않으면 혈액의 점도가 높아져 혈압이 상승하고 혈전이 생기기 쉽고, 특히 관상동맥이나 뇌동맥이 좁아져 있는 경우에는 이런 혈전으로 인해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이 발생하게 된다”며 “흔히들 겨울철에 심혈관질환이 많이 일어난다고 생각하지만 여름철에도 냉방시설이 잘돼 있어 실내와 실외의 온도차이가 크기 때문에 심혈관질환의 발병률이 높다”고 강조했다.

외출이나 운동 시에는 밝은 색의 가벼운 옷차림이 좋다. 어두운 색의 옷은 열을 흡수해 체온을 높이기 때문이다. 운동은 무리하지 않고 하루 40분 정도가 적당하다. 적당한 운동은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주지만 격렬한 운동은 심장에 오히려 무리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이른 아침이나 늦은 오후에 가볍게 하는 것을 권장한다. 꼭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운동 후 차가운 물 샤워는 금물이다. 더위에 이완되어 있던 근육이 갑자기 수축되면서 급격한 혈압상승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피하도록 한다.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에 의한 동맥경화가 심장마비의 원인=심장은 크게 3개의 심장혈관(관상동맥)에 의해 산소와 영양분을 받는다. 동맥경화증, 혈전증, 혈관의 수축 및 연축 등의 원인에 의해 3개의 관상동맥 중 어느 한 곳에서라도 급성이나 만성으로 협착이 일어나는 경우 심장의 전체 또는 일부분에 혈류 공급이 감소한다. 산소 및 영양 공급이 급격하게 줄어들어 심장근육이 이차적으로 허혈상태에 빠지게 된다.

심근경색은 혈관에 쌓여 있던 죽상반(지방)이 갑자기 파열되면서 생긴 혈전이 순식간에 혈관을 막아버려서 발생한다.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으로 관상동맥에 동맥경화증이 생겨 혈관이 점차 좁아지면 심장 근육에 혈액이 원활히 공급되지 못하기 때문에 심장 근육에 산소가 부족해진다. 이런 허혈상태가 지속되면 협심증을 유발한다. 협심증 증상이 더 심해지면 심근경색, 최악의 경우 돌연사로 이어질 수 있다. 심장근육의 손상은 펌프 기능의 급격한 저하로 심부전(호흡곤란)과 심장 부정맥이라는 치명적인 합병증이 초래된다. 즉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상당히 위험해질 수 있다.

안전하고 건강하게 골프를 즐기기 위해서는 운동을 배우는 초기에 정확한 운동동작을 습득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민규 교수는 “고혈압이나 당뇨를 앓고 있다면 혈압과 혈당조절과 함께 적절한 운동처방이 필요하다”며 “운동 전후 준비운동과 정리운동을 하고, 날씨가 너무 춥거나 너무 더운 경우, 번개가 치는 우천 시 무리한 야외 골프는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태열 기자/kt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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