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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주 콘서트’ 란 이런 것
사라 브라이트만‘드림체이서’서울공연
2015년 8일간 우주여행길 앞서
입체적 빛의 향연 잠실서 선봬


오는 2015년 가을, 세계적인 팝페라 스타 사라 브라이트만(Sarah Brightman)이 우주여행길에 오른다. 대기권 바깥에서 잠시 동안 무중력을 느끼는 수준의 여행이 아니다. 브라이트만은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무려 8일간 머물렀다 지구로 돌아올 계획이다. 어린 시절부터 동경한 우주여행의 꿈을 이뤄낸 브라이트만의 벅찬 감동은 최근 발매한 정규 11집 ‘드림체이서(Dreamchaser)’에 음악으로 고스란히 담겼다. 음악으로 우주를 들려주는 것으로는 모자랐는지 브라이트만은 공연장에도 우주를 펼쳐내며 자신의 감동을 관객과 공유했다.

26일 오후 8시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사라 브라이트만의 월드 투어 ‘드림체이서’가 열렸다. 이날 공연은 기존의 공연과 격을 달리하는 빛의 예술이었다. 무대 제작에 투입된 금액만 30억원, 동원된 스태프도 200여명에 달한다. 가로 21m, 세로 11m 크기에 무게만도 10t에 달하는 대형 LED 스크린은 3D 영화를 방불케 하는 시각적인 효과를 연출해 객석의 탄성을 자아냈다. 브라이트만 측이 직접 공수해온 LED 스크린은 기존 LED 스크린과 비교 자체를 거부하는 고해상도로 영상에 생생함을 더했다. LED 스크린의 섬세한 곡면은 일반적인 평면 LED와는 다른 입체적인 연출을 가능하게 했다. 스크린에 비친 거대한 달은 마치 실제 무대장치를 가져다 놓은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실감났다. 우주를 형상화한 다채로운 영상은 곡의 음압(音壓)과 소리의 고저와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공감각적인 효과를 극대화했다. 또한 빛의 질감은 화려하면서도 부드러워 관객의 눈을 피로하게 만들지 않았다. 

세계적인 팝페라 스타 사라 브라이트만이 지난 26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월드 투어 ‘드림체이서’ 공연을 벌이고 있다.                                                                                                                                             [사진제공=엑세스이엔티]

이 모든 연출은 뛰어난 곡과 브라이트만의 탁월한 목소리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공연 초반부에 배치된 ‘드림체이서’ 앨범의 1ㆍ2ㆍ3번 트랙 ‘에인절(Angel)’ ‘원 데이 라이크 디스(One Day Like This)’ ‘글로솔리(Glosoli)’는 우주적인 분위기를 절정으로 끌어올리는 음향효과 그 자체였다. 지난 5월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내한 공연을 가진 시규어 로스(Sigur Ros)가 몽환적인 분위기 속에서 들려줬던 ‘글로솔리’를 같은 자리에서 브라이트만의 목소리와 환상적인 연출로 다시 듣는 것은 전율할 만한 감동을 안겨주는 경험이었다. 국내 관객들에게도 익숙한 ‘네순 도르마(Nessun Dorma)’, 크로스오버 테너 에르칸 아키(Erkan Aki)와 함께한 ‘팬텀 오브 디 오페라(Phantom of the Opera)’ ‘타임 투 세이 굿바이(Time to Say Goodbye)’ 등의 곡은 음침한 성곽과 우주왕복선을 형상화한 영상 등과 어우러져 새로운 감동을 관객들에게 선사했다. SF 영화를 방불케 한 2시간여의 공연을 향한 관객들의 반응은 기립박수였다. 전날 허술한 진행으로 씁쓸함을 남긴 퀸시 존스의 내한 공연과 대조되는 모습이었다.

‘드림체이서’ 월드 투어는 올해 말까지 태국, 캐나다, 미국, 칠레, 브라질 등으로 이어진다. 월드 투어를 마친 브라이트만은 러시아 소유즈 우주선에 몸을 싣기 직전까지 6개월간 훈련을 받는다. 브라이트만은 지난해 7월 러시아를 방문해 건강검진과 우주여행 훈련 승인을 받았다. 브라이트만은 민간인으로선 8번째이자 가수로는 최초의 우주여행객이다. 2년 후 우리는 공연장 대신 우주에서 노래를 부르는 ‘우주인’ 브라이트만의 모습을 볼 수 있게 될 예정이다.

정진영 기자/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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