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한화오벨리스크’ 입주자관리사무소측은 오피스텔 입주율이 90%에 달한다고 밝혔지만 오후내내 출입구를 오가는 입주자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상가엔 커피전문점과 편의점 등 몇곳이 문을 열었지만 주변 공사장 인부들만 찾아올뿐 한산했다.
‘송파한화오벨리스크’가 위치한 문정지구는 불과 2~3년전만해도 문정법조단지, KTX수서역환승센터 조성 등 개발호재가 풍부하다며 스포트라이트를 받던 곳이다. 임대수요가 몰릴 것이란 장밋빛 전망이 나오면서 1년전 부턴 오피스텔 분양이 붐을 이뤘다.
문정지구는 ‘송파한화오벨리스크’에 이어 이달 말 입주하는 ‘송파푸르지오시티(1249실)’와 내년 집들이하는 ‘송파아이파크(1403실)’ 등을 합해 1년뒤 총 1만1000여실에 달하는 강남 최대 규모의 오피스텔 숲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하지만 문정지구의 속을 들여다 보면 임대료가 바닥을 치는 등 상황이 180도 달라진다.
실제로 ‘송파한화오벨리스크’ 인근 중개업소엔 분양가보다 1000만~2000만원씩 낮은 급매물이 널려 있다. 월임대료도 약세다. 이 오피스텔 30㎡형(이하 전용면적)의 경우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50만~70만원으로 당초 예상보다 10만원가량 낮은 액수다. 분양가가 1억9000만원대인 점을 고려하면 4%초반 이상 수익률을 기대할 수 없는 낮은 임대료다.
오피스텔 단지 주변 소형 주거시설의 월세도 덩달아 하락세다. 인근 지하철 8호선 문정역이나 가락시장역, 석촌역 주변 오피스텔의 월세는 대부분 10만원 이상 떨어졌다는 게 주변 중개업소 관계자의 말이다. 가락시장역 인근의 ‘두산위브센티움’ 26㎡형은 ‘송파한화오벨리스크’ 입주 전 보증금 1000만원에 월 70만~75만원이던 임대료가 최근엔 월 65만~70만원으로 5만원가량 내려갔다.
석촌동 일대 소형 주거시설 등도 사정은 비슷했다. 석촌동 에이스공인 관계자는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70만원 하던 이 지역 26㎡짜리 소형 다세대주택 월세가 60만원으로 떨어졌다”고 전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 지역 오피스텔 및 소형 주거시설의 임대료는 당분간 하락 곡선을 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파한화오벨리스크’에 이어 이달 말 ‘푸르지오시티’가 입주하는 등 향후 오피스텔 공급량이 넘쳐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윤지해 부동산114 연구원은 “송파한화오벨리스크에 이어 푸르지오시티까지 입주하면 이 지역 오피스텔 임대 매물은 급증하면서 월임대료 하락은 더욱 가속화될 공산이 크다”고 전했다.
jumpcu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