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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득세 감면 종료 응찰자 급감 낙찰가율 하락 이어져…7월 응찰자 올 첫 5명 밑돌아
지난 11일 서울지방법원 경매4계.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전용면적 198㎡형이 경매에 나왔지만 응찰자가 없어 유찰됐다. 래미안퍼스티지는 강남권에서 찾기 힘든 새 아파트로 경매시장에서 가장 인기 높은 아파트에 속했지만 이번에는 한명도 입찰하지 않았다.

이 아파트 단지에서는 지난 2월 223㎡형이 경매에 나와 7명이 몰리며 81.7%의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을 기록했고, 60㎡형도 경매에 부쳐져 첫 경매에 100% 낙찰가율로 주인을 찾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취득세 감면이 끝나고 비수기에 접어들자 수도권 경매시장이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올 상반기 응찰자가 몰리면서 활기를 띠던 경매시장이 7월들어 응찰자가 금감하고, 낙찰가율도 빠르게 추락하고 있다.

15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달 1~12일 서울 경매 건당 평균 응찰자수는 4.9명으로 올들어 처음으로 5명 밑으로 떨어졌다. 올해 경매 건당 평균 응찰자수는 1월 5.4명에서 4,5월 각각 6.4명까지 높아졌다가 6월 5.3명으로 감소했고, 7월엔 더 떨어진 것. 

4.1 대책 발표 뒤 주택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데 발맞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던 주택경매시장이 7월 들어 입찰 참가자가 급감하고 낙찰가율도 하락세로 돌아서는 등 주택 경매시장의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각 사례별로 응찰자수 감소세는 더 뚜렷하다. 지난 10일 서울지방법원 경매6계에 나온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 아파트 142㎡형에는 단 2명이 응찰했다. 그런데 이 아파트 단지에서 5월과 6월 151㎡형과 52㎡형이 각각 경매에 부쳐졌을 때 각 7명, 9명씩 한꺼번에 몰리는 등 높은 관심을 끌었다.

이런 현상은 서울은 물론 경기와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 평균 응찰자수 변화에도 나타난다. 이달 1~12일 수도권 평균 응찰자수는 올 들어 가장 낮은 5.3명을 기록했다. 지난 4월 6.9명까지 올라갔다가 5월 6.7명으로 주춤하더니 6월(5.6명)에 이어 하락세가 계속 되고 있다.

경매시장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줄어드니 낙찰가율은 하락세로 돌아섰다. 수도권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은 이달 77.7%로 떨어져 다시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수도권 아파트 낙찰가율은 올 1월 74.1%까지 떨어졌으나 박근혜 정부 출범후 주택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매월 상승해 지난달 79.5%까지 치솟았다.

경매시장에서 낙찰가율의 변화는 매매시장의 바로비터로 통한다. 응찰자는 매매시장에서 집값이 오를 것으로 기대하면 다소 무리해서라도 입찰가를 높이는 경향이 나타난다.

반대로 집값이 하락할 것이라고 판단하면 가급적 낮은 가격에 입찰가를 제시하므로 낙찰가율은 하락세를 보인다.

하유정 지지옥션 연구원은 “박근혜 정부 출범 뒤 집값이 오를 것을 기대하고 높은 가격에 응찰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낙찰가율이 곧 80%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있었지만 7월들어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며 “취득세 감면 혜택이 사라지고, 비수기로 접어들면서 응찰자들이 다시 시장 침체를 예상하고 보수적으로 입찰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은현 EH경매연구소소장은 “4.1 대책 후속 입법이 늦어지고 있고, 세금 혜택 등 시장에 영향을 줄만한 정책 수단이 별로 없다”며 “비수기에 들어선 만큼 당분간 경매시장도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강 소장은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생기기 전까지 경매시장에 응찰자수가 줄어들고, 낙찰가율 하락세는 더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며 “경기 침체 영향으로 경매 물건은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크므로 무리한 입찰은 삼가고 최대한 보수적으로 입찰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박일한기자/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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