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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상엽 "서은기-장옥정 통해 사랑이 어렵다는 걸 깨달았어요"(인터뷰)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의 박준하, ‘장옥정, 사랑에 살다’의 동평군 캐릭터의 공통점은 모두 여주인공을 한 발짝 멀어진 곳에서 짝사랑을 한다. 두 캐릭터를 연기한 이상엽은 두 번의 짝사랑 연기를 했을 뿐인데 일명 ‘짝사랑 전문배우’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그만큼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기 때문 아닐까.



이상엽은 2007년 드라마 ‘행복한 여자’로 데뷔해 ‘대왕세종’, ‘유혹의 기술’, ‘마이더스’, 시트콤 ‘청담동 살아요’에 출연했으며 지난 2012년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를 통해 제대로 얼굴을 알렸다.

이후 이상엽은 '핫스타'로 떠오르며 많은 작품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 그런 그가 선택한 작품은 최근 종영한 SBS ‘장옥정, 사랑에 살다’다. 그는 이순(유아인 분)의 숙부이자 왕의 여자 장옥정(김태희 분)을 짝사랑하는 동평군을 연기했다. 이상엽은 정권에는 관심이 없는 한량같고 능청스러운 면모를 보이다가도 결정적 순간이나 장옥정을 바라보는 순간에는 카리스마와 애절함을 자유자재로 표현하며 많은 시청자들을 ‘동평앓이’ 세계로 이끌었다.

최근 ‘장옥정’ 촬영을 마치고 휴식을 갖고 있는 이상엽과 만나 촬영장 뒷이야기와 더불어 그의 연기 이야기를 들어봤다.

“촬영을 마치고 못봤던 드라마와 영화 등을 보며 쉬고 있어요. ‘장옥정’도 한 번 더 봤어요. 다른 분들은 촬영을 하고 모니터링을 당연하게들 하시는데 저는 제가 연기한 걸 잘 못봐요. 손 발이 오그라들거든요.(웃음) 다시 보는데 역시나 민망하더라고요. 그래도 이번에는 꾹 참고 봤어요. 늘 같은 생각이지만 연기한 걸 볼 때마다 아쉽고 후회가 남는 것 같아요.”

브라운관 속 동평군은 장난스러운 모습이 부각됐지만 내면에는 생각이 깊고 현명한 판단력을 지닌 인물로 비쳐졌다. 이상엽이 작품 촬영 전, 그려뒀던 동평군 밑그림과 브라운관속 동평군은 어느정도 일치했을까.

“초반에 연기했던 동평군의 장난스러운 모습은 백퍼센트 만족이 되진 않지만 나름 제가 생각했던 것처럼 나온 것 같아요. 그런데 후반부의 사랑에 아파하는 모습은 표현이 잘 됐는지 모르겠어요. 저는 장난스러움과 진지함의 중간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그래서 그 면들의 극과 극 설정을 했었죠. 또 동평군의 아픔을 숨기기 위해서 ‘찰나’의 표정을 많이 드러내고 싶었는데 그 점은 제가 많이 놓친 것 같아 아쉬워요.”



이상엽에게 실제로도 다른 남자의 여자가 된 상대를 사랑할 수 있겠느냐 물었더니 그는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제가 ‘장옥정’ 초반 동평군 성격과 비슷하긴하지만 동평군처럼 끝까지 지고지순하게 짝사랑을 할 순 없을 것 같아요. 그런 사랑을 할 자신이 없어서 연기를 통해서라도 원없이 짝사랑을 하고 있어요.하하”

극 초반 김태희-유아인과 삼각관계를 이루는 이상엽의 분량은 꽤 비중을 차지했다. 하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시청률이 하락세를 보이자 김태희-유아인의 멜로 장면이 등장하면서 동평군의 비중은 줄어들었다. 배우로서 아쉽고 서운한 기분에 사로잡히진 않았을까.

“당시에는 뭔가를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에 비중이 줄어드는 것이 아쉽기만했어요. 시간이 지날수록 생각해보니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다른 인물들의 상황을 펼쳤다면 극이 산만해졌을 것 같아요. 시작부터 두 사람에게 포커스가 맞춰졌고 극이 흐른다고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죠. 이 생각을 조금 더 일찍했으면 더 마음 편히 촬영에 임할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아쉬워요.”

‘장옥정’은 한류 대표 걸그룹 카라 한승연의 데뷔작이기도 하다. 이상엽은 한승연에 대해 “굉장히 노력파다”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카라가 가수 중에서는 굉장히 인기가 있는 아이돌그룹이잖아요. 현장에서는 그냥 신인배우와 다름 없었어요. 촬영을 안할 때는 구석에서 계속 혼자 연습하고 선배들에게도 물어보기도 하는 등 노력하는 모습이 참 예쁘더라고요. 그러다가도 카메라에 빨간 불이 들어오면 ‘최무수리’ 특유의 찌릿하는 표정들이 나와요. 눈빛이 참 좋은 것 같아요. 가수 출신이라 잘 못어울릴 줄 알았는데 쫑파티 때 뛰어와서 춤도 고 노래도 부르고 참 밝더라고요. 아저씨 둘만 신났죠. 아저씨 둘이 누구냐고요? 저와 유아인밖에 더 있나요.하하”



이상엽은 하고 싶은 캐릭터나 목표를 정확히 정해두기 보다는 공백을 갖지 않으려고 노력 중이란다. 이러한 생각 때문에 우리는 또 스크린이나 브라운관에서 곧 이상엽을 만나볼 수 있다.

“제가 출연한 영화 ‘감기’가 곧 개봉해요. 그리고 10월 11월 안에는 또 새 작품으로 인사드리려고요. 오래 휴식을 갖겠다는 생각은 갖고 있지않아요. 제가 자신감이 부족한 걸 수도 있는데 쉬어서 현장에서의 감을 잃고 싶지 않아요. 어느 현장이든 자신있을 때까지는 달릴 생각입니다. 전투적으로 차기작을 고르고 있죠.(웃음)”

유독 웃음과 미소가 잦은 인터뷰였다. 거의 대부분의 질문에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고 그의 밝은 성격은 기분 좋은 에너지를 내뿜고 있었다. 어떤 작품으로 컴백할지는 미지수이나 그의 긍정적인 마음가짐과 끊임없이 연기를 하고자하는 열정이 그의 다음 작품을 벌써부터 기대케 만든다.


유지윤 이슈팀기자 /jiyoon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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