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피부가 된 머릿결, 화장품이 된 샴푸…샴푸 소비 고급스러워졌다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제품 특성에 상관없이 가격대에 따라 구매가 결정되는, 대표적인 ‘저관여 상품’이었던 샴푸가 소비 고급화 시대를 맞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대형마트에서 주부가 골라온 저렴한 샴푸를 온 가족이 함께 사용했다면, 최근에는 ‘1인 1샴푸’ 시대에 이어 ‘1인 다(多)샴푸’ 시대가 됐다. 샴푸가 ‘개인별 머릿결 특성에 맞춰 골라쓰는 화장품’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한 가정 안에서도 개인 취향에 따라 맞춤형 샴푸를 쓰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샴푸 소비의 변화는 기존 생활용품 업체들의 상품군 변화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보통 샴푸는 두피와 머릿결의 더러움을 제거해주는 것 외에도 수분공급, 손상모발 개선, 머릿결 볼륨감 개선 등의 기능을 기본으로 본다. 여기에 두피를 더 깨끗하게 관리해주거나 손상된 모발에 집중적으로 영양을 공급해주는 등 특별한 기능이 더해진 ‘스페셜 케어’ 제품군이 최근 각광받고 있다.

애경은 2011년, 2012년까지 총 27종으로 유지했던 스페셜 케어류 제품군의 수를 올해 42종으로 크게 늘렸다. 수량만 봐도 지난해보다 225%나 늘어난 것이다.

올해부터 42종으로 늘린 스페셜 케어류 제품군은 샴푸 12종, 린스 12종, 트리트먼트류 18종 등이다. 특히 지난해부터 향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져서, 향이 오래가는 ‘퍼퓸 샴푸’가 인기를 끌고 있다.

스페셜 케어 제품군의 매출도 지난해 5월 기준으로 3억7000만원 규모였던 것이 올해는 지난 5월 기준 5억7000만원으로 늘었다. 153%나 성장한 것이다.


LG생활건강에서도 지난해 ‘엘라스틴’ 브랜드에서만 특화된 신제품 32개가 나왔다. LG생건에서도 최근 가장 인기있는 품목은 퍼퓸샴푸다. ‘엘라스틴 퍼퓸샴푸’는 지난해 대비 올해 평균 출하량이 5배나 증가했다.

엘라스틴에서도 프리미엄 라인인 ‘엘라스틴 실크리페어’는 올 상반기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45%나 늘었다. 실크리페어는 피부와 가장 유사한 천연소재인 실크 단백질 성분이 손상된 모발을 개선해주고, 피부 트러블 방지, 자외선 차단 등의 효과가 있다.

여름을 맞아 땀과 피지로 더러워지기 쉬운 두피를 깨끗하고 건강하게 가꿔주는 제품들도 인기다. 천연 유래 성분을 이용한 두피, 각질 케어 샴푸인 ‘엘라스틴 윤슬 샴푸’는 지난해보다 월 평균 출하액이 16% 늘었다.

아모레퍼시픽의 ‘려’에서도 두피의 묵은 각질과 노폐물까지 깨끗하게 씻어내주는 ‘두피 스케일러’ 등이 출시됐다. 향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을 반영해, 탈모방지 등의 효과에 집중했던 한방샴푸에서도 향을 개선시킨 ‘려 자생화초 라인’ 등을 내놨다.


업계에서는 샴푸 중 스페셜 케어 제품군이 크게 성장한 것에 대해 머릿결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여도가 증가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피부 못지 않게, 머릿결이나 두피 건강도 개인 특성에 따라 관리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이유로는 ‘불황’이 꼽힌다. 애경 관계자는 “미용실에서 관리받던 소비자들이 경기 불황 때문에 미용실 출입을 부담스러워 하면서 집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머릿결 관리를 시작했다고 본다”고 전했다. 애경은 이 같은 트렌드에 맞춰 지난해부터 “헤어 살롱을 집으로 옮겨온다”는 콘셉트를 내세우고, 저절로 발열이 돼 영양분을 모발 속으로 공급해주는 헤어팩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kate01@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