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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투 완성차 노조 “그룹 중장기 계획에 소외.. 고용불안 상시화”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요즘 생산라인에 신차가 배정되지 않고 있습니다. 신차가 나오지 않으면 매출이 줄어들텐데.. 신차 배정이 없는 라인은 늘 고용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지난 2일 국회 입법조사처 대회의실에서 만난 주재정 금속노조 르노삼성자동차부지회장은 최근 뒤숭숭한 현장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4년간 신차가 출시되지 않아 판매량은 27만대에서 15만대로 반 토막 나고, 실적은 2년 연속 적자 신세다 보니 노조원들은 본사에서 또 경영 악화를 핑계로 구조조정을 할 것 같아 불안에 떨고 있다.

르노삼성 뿐 아니라 한국지엠 등 외국자본이 수혈된 국내 완성차 메이커 노조 역시 같은 고민을 갖고 있다. 본사에서 발표한 경영계획에서 모두 소외돼 신차 개발은커녕 현 생산량 유지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이에 외투 완성차 노조는 노동 전문가들과 함께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완성차 외투기업 실태와 문제점, 자동차산업의 올바른 발전 전망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문영만 르노삼성차 경영위기 분석연구팀 연구위원은 르노삼성의 경영위기가 르노 본사와의 내부거래에서 비롯됐다고 진단했다.

문 연구위원은 “르노삼성의 매출액은 금융위기 시기를 제외하면 2005년부터 꾸준히 늘었지만, 영업이익률은 매출 증가와 상관없이 2006년부터 줄어들고 있다”며 “2005년에는 자동차 1대를 만들면 109만원이 남았지만 2012년은 112만원의 적자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같은 기간에 르노와의 내부거래가 폭발적으로 늘어 2012년에는 내부거래 비중이 매출의 76.2%까지 올라간다”며 “추측건대 본사에서 사오는 부품은 가격을 높게 책정하고 한국 공장에서 나오는 수출품 가격은 낮게 책정해 르노삼성의 매출 일부를 빼낸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회삿돈이 글로벌 본사로 들어가고 있지만 정작 국내 회사들은 본사의 경영계획에서 소외돼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한지원 노동자운동연구소 연구실장은 “GM 본사가 최근 구상하고 있는 것은 한국GM을 글로벌 중저가 시장에 적합한 차종의 생산기지로 이용한다는 것”이라며 “아베오, 크로즈, 트랙스, 말리부 등 글로벌 신차를 생산하던 예전 시스템을 구형차의 부분 변경 모델을 생산하는 구조로 바꾸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민규 전국비정규노조연대회의 정책위원도 “코란도 스포츠, 액티언 등을 생산하는 쌍용차의 조립3팀은 차량을 추가 투입되지 않아 후속 차종이 불투명한 상태”라며 “X-100 이외에 신차 출시계획이 없어 마힌드라가 쌍용차에 대한 장기적인 발전 전망을 갖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에따라 전문가들은 정부가 국내에 투자한 해외 자본에 대해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 정책위원은 “정부가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인수기업에 대한 발전전망을 공개토록 하고, 세무조사 등을 통해 이들 자본을 감시ㆍ견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대순 투기감시센터 공동대표(변호사)는 “대주주의 황제경영을 견제할 수 있는 제도는 이사회”라며 “대주주를 견제할 수 있도록 소수주주의 이사선임과 공익이사 선임을 강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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