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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크엔드] 외국인 직원앞에선 당신도 '상무님' 아닌 '제임스(James)' 입니다
달라지는 비즈니스 매너


[헤럴드경제=홍승완ㆍ김상수 기자] 한국지엠은 최근 건물내의 미팅룸 명칭을 모두 세계의 유명 도시 이름으로 바꿨다. 지엠의 사업장이 있는 각국 도시의 이름들을 우선적으로, 본관의 미팅룸은 아시아 지역의 도시로, 연구소 미팅룸은 북미 지역의 도시 이름을 붙였다. 다른 건물의 미팅룸에는 아프리카 도시 이름이 붙었다. 국내에서 일하고 있는 외국인 직원들은 위한 배려의 차원에서다.

“회의나 행사를 할때 홍보관 1층 몇호, 본관 4층 몇호 하니 외국직원들이 잘 찿이 못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제는 “싱가포르에서 오후 3시에 만납시다”식으로하니 외국직원들이 미팅 장소로 쉽게 찿아온다”는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외국인 직원 숫자의 증가는 기업들과 직장인들의 생활과 매너도 변화시키고 있다. 외국인 직원들을 ‘그냥 내버려 두는게 최선인 대상’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해야하는 동료로 인식하기 시작하면서 부터다.

제일 많은 변화는 업무와 관련된 부분에서 일어난다. 과거에는 거래처 등 조직 외부의 외국인들을 상대하던 법만 배우던 직장인들이 이제는 ‘외국인과 함께 일하는 법’을 배우는 데 힘쓰고 있다.

국내 근무 외국인 직원만 1000명이 넘는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3월부터 사내방송을 통해 직원들에게 글로벌 비즈니스 매너를 알리고 있다. 단순히 ‘이렇게 하면 안된다’식의 ‘실수줄이기’대신 ‘이렇게 해서 적극적으로 관계를 만들고 주도하라’는 쪽의 내용에 포커스가 맞춰졌다.

예컨데 . 한국인 관리자들이 외국인 부하직원과 인사를 하면 반드시 “나를 철수라고 부르라”는 식으로 호칭정리를 해줘야 한다는 부분이 대표적이다. 자신이 상관이라고 외국인 직원이 ‘sir’ 같은 극존칭이나 ‘Vice President’ 같은 직책으로 불러 줄 것이라는 환상 대신, 부장이건 사장이건 자유롭게 이름을 부르면서 커뮤니케이션 하는 법에 익숙해지라는 조언이다.

아랍계 직원의 이름을 읽는 법도 있다. 명함에 ‘Abdullah bin Abdulaziz bin Abdullah Al A‘iftan’이 써있다면, 그의 이름은 ‘Al A’ifan’이 아니라 ‘Abdullah’다. 아랍인들의 이름에 붙는 ‘bin’이 ‘누구의 아들’이란 의미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이메일 국·영문 병기 제도도 도입중이다. 업무차 직원들끼리 메일을 주고받을 때는 반드시 국문뒤에 영문도 병기하는 게 제도의 핵심이다.

이같은 변화는 대기업에만 그치지 않는다.

서울 가산동 소재의 한 벤처 IT솔루션업체는 전체 30명의 직원 중 2명이 방글라데시인, 1명이 인도인이다. 산업연수생으로 지난 해부터 이 업체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 세사람의 외국인 직원을 위해 회사는 회식 문화를 바꿨다. 외국인 직원들이 각각 이슬람교도, 힌두교도인 탓에 삼겹살 집은 물론 고깃국물이 들어가는 흔한 백반집도 갈 수 없었기 때문이다. 식사를 따로 하기도 하는 등 시행착오를 거치는 와중에 한 직원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냈다. 바로 ‘푸드코트’ 회식이다. 회사 인근의 대형마트 푸드코트에 가서 각자 기호에 맞는 음식을 시켜 함께 먹는 것이다. 처음엔 ‘그런식으로 회식이 될까’ 했지만, 결과는 대성공. 각자가 원하는 걸 먹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식당에 앉아 술만 마시는 회식 대신에 대화하고 공감하는 회식이 자리잡게 됐다. 서로 부담이 없다보니 회식자리가 다양한 주제로 아이디어와 의견을 교환하는 브레인 스토밍의 장 역할도 한다.

회사 관계자는 “외국인 직원들과 함께 일하면서 서로 하기 싫은 것이나 잘못하는 것을 강요하는 문화가 사라지고, 서로의 다양한 장점을 배우고 다르게 생각하는 법을 익히는 분위기가 자리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sw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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