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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바지, 더 대담해진 출근길
공기업 중심 깃털처럼 가벼운 노재킷·노타이·노양말 쿨비즈 룩 대세…무릎위 3~4㎝ 길이·보트슈즈 매치땐 나도 쿨가이

글로벌 SPA(제조ㆍ유통 일괄형)브랜드 유니클로는 최근 ‘슈퍼 쿨비즈’ 라인을 선보였다. 노타이 반팔 셔츠를 비롯해 깔끔한 소재감의 폴로 셔츠, 반바지, 9~10부 길이의 팬츠 등 직장에서 입을 수 있는 아이템을 총망라한다. 땀을 빠르게 흡수ㆍ건조시킨다는 광고문구에 귀가 솔깃해진다. 이탈리아 고급 슈트 브리오니에서는 ‘슈퍼 라이트’ 피우마 재킷을 내놨다. 안감과 가슴, 어깨, 라펠 부분의 심지를 모두 없앴다. ‘깃털처럼 가볍다’는 게 슬로건. 모두 여름용 옷차림을 위해서다.  최근 ‘쿨비즈 룩(cool-biz look)’이 뜨면서 이 같은 흐름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쿨 비즈’는 ‘시원하다(cool)’는 뜻과 ‘업무(Business)’의 합성어로 여름철 일터에서 재킷과 넥타이가 없는 간편한 옷차림으로 근무함으로써 냉방 에너지를 절약하는 운동이기도 하다. 국내서는 공기업을 중심으로 여름철 전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남성들에게 반바지를 활용한 쿨비즈 룩이 권장되고 있다. 

NO 양말·구두·드레스셔츠 ‘쿨비즈 룩’

사람들은 더우면 벗는다. 진리다. ‘쿨비즈 룩’도 어려울 게 없다. 특히 숏츠(반바지) 정장 공식은 몇 가지만 ‘빼면’ 된다. 제일모직 신사복 ‘빨질레리’의 이은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는 이를 ‘3무(無) 법칙’으로 정리한다. 양말 신지 말고, 구두 신지 않고, 드레스셔츠도 피하는 것. 

이 CD는  “반바지에 긴 양말, 샌들의 조합은 여성들이 꼽는 ‘최악의 남성 패션’”이라며 “슈트를 입을 때는 맨살이 드러나지 않도록 양말을 꼭 신어야 한다는 게 통념이지만, 반바지엔 맨발이 맞다”고 전한다. 

적당히 슬림한 반바지는 다리가 길어보이게 한다. 여기에 소매를 한두 번 말아 올리면 패션 고수같은 풍모까지 갖추게 된다. PAT 제품으로 연출한 쿨비즈 룩.

또 신발도 패션의 일부인 만큼 TPO(시간, 장소, 상황)에 따라야 한다고 전한다. 슈트에는 구두를 신어야 하듯, 캐주얼한 차림에는 그에 맞는 편안한 신발이 어울린다. 이 CD는 “주말이나 격식을 차리지 않아도 되는 경우에는 반바지 아래 샌들이나 슬리퍼를 신어도 되지만, 조금 더 차려입은 느낌을 내고 싶다면 요즘 유행하는 로퍼(발등 위에 끈이 있는 단화)나 보트 슈즈, 슬립온(끈이 없고 천으로 된 단화)이 한결 멋스럽다”고 조언했다.

마지막 빼기는 드레스셔츠. 빳빳하게 다려진 셔츠는 딱딱하고 권위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쿨비즈 룩’엔 캐주얼 셔츠를 매치하는 편이 낫다. 이 CD는 “체크 등 약간의 무늬가 들어간 캐주얼 셔츠는 밋밋할 수 있는 반바지 룩에 포인트를 주어 젊은 감각을 표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숏츠정장, 어떻게 입어야 거슬리지 않을까


‘쿨비즈 룩’의 의도와 개념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해도, 여전히 ‘반바지’는 ‘격’ 없는 옷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숏츠는 어떻게 연출하느냐에 따라 남자다움이 물씬 묻어나고, 여유로움을 강조할 수 있는 훌륭한 패션 아이템이다. 다만 강렬한 패턴이 있는 제품은 ‘너무’ 자유로워 보이니 피하는 게 좋다. 올여름 내내 직장 남성들이 추구해야 하는 건, 휴양지 룩이 아니라 ‘비즈니스 룩’이기 때문이다. 

반바지가 ‘성의’ 있어 보이려면 몸에 살짝 피트되는 게 좋다. 모두에게 이상적인 길이는 무릎 위 3~4cm이지만, 개인의 취향에 따라 약간씩 차이는 있다. PAT 마케팅실 관계자는 “무릎 위로 살짝 올라가고 적당히 슬림한 반바지는 다리를 길어 보이게 한다”며 “멋스러울 뿐만 아니라 편안하다는 것도 큰 매력”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주머니나 지퍼 장식이 많은 것보다는 깔끔한 디자인이 단정하고 세련된 인상을 준다”고 조언했다. 

발등에 끈이 있는 랜드로바의 보트슈즈

직장에서 입는 반바지는 가능하면 차분한 모노톤이 좋다. 하지만 계절감을 고려해 채도가 낮은 녹색ㆍ파랑ㆍ오렌지 등을 시도해보는 것도 기분전환이 된다. 보는 이도 속이 ‘뻥’ 뚫리는 기분이 든다.

올젠 관계자는 “반바지 위에 체크나 스트라이프 등 약간 넉넉한 핏의 셔츠를 매치하면 클래식함과 남성미를 한껏 드러내준다”며 “여기에 소매를 한두 번 말아올리면 이탈리아 남성 같은 ‘패션 고수’의 풍모까지 갖출 수 있다”고 전했다.  

 
통풍성 좋은 브리오니의 모자

워스트 vs 베스트…쿨 비즈 액세서리

깃털처럼 가벼운 재킷, 딱딱한 드레스셔츠 대신 캐주얼셔츠, 살짝 몸에 달라붙는 숏츠까지 입었어도 ‘작은 것’을 놓치면 ‘워스트드레서’ 된다. 바로 넥타이, 신발, 모자 등 액세서리 스타일링이다. 반바지 아래에 검은 가죽구두 신으면 총각도 아저씨 된다. 또 캐주얼셔츠 위에 실크 넥타이를 메는 것도 ‘빵점’짜리다.     

가죽구두 대신에 ‘보트슈즈(boat shoes)’를 신는다. 시원한 여름 반바지 아래엔 그 태생부터 ‘시원한’ 보트슈즈가 제격이다. 이 신발은 본래 요트 위에서 미끄러지지 않기 위해 만들어졌다. 가볍고 유연한 데다가 통풍이 잘되고 물에 젖어도 금방 건조된다. 디자인적으로도 숏츠에 ‘딱’ 어울리지만, 여름철에 제 기능을 발휘한다는 게 더 큰 장점이다.

지난해 빨강, 노랑, 파랑 등 단색 제품의 보트슈즈가 강세를 보인 반면, 올여름엔 배색이 돋보이는 제품이 눈에 띈다. 선명한 오렌지, 빨강, 노랑 등이 회색, 검정, 갈색 등과 조합됐다. 출근 때 주로 신을 보트슈즈라면 짙은 갈색이나 검정 등 클래식한 색들끼리 매치된 제품이 좋다. 듬직하고 안정적인 남성의 이미지를 풍긴다. 주의점은 팬츠의 컬러. 보트슈즈가 화려하면 팬츠는 무난하게, 팬츠가 조금 튄다면 단색 보트슈즈를 신는 게 세련돼 보인다. 

 
리넨 소재의 브리오니 스카프

이영미 금강제화 대리는 “최근 남성들이 비즈니스 캐주얼과 휴양지 룩에 동시에 활용 가능한 보트슈즈를 많이 찾는다”며 “이 신발은 맨발로 신어야 그 멋이 잘 살며, 팬츠 밑단을 접어올리거나 반바지를 입어 복숭아뼈를 드러내 주는 게 포인트”라고 조언했다.

또 여름에는 가능하면 타이를 매지 않는 편이 시원하다. 하지만 타이를 굳이 매야 하는 상황이라면 니트 타이가 어떨까. 신축성이 좋고 조직이 부드러워 매듭을 만들기 용이하다. 또 투습성과 통기성 때문에 더운 여름에도 알맞다. 더군다나 실크보다 훨씬 젊어 보인다. 리넨이나 모달 소재 스카프도 여유롭고 세련된 ‘쿨비즈 룩’의 주요 액세서리. 몸에 닿아도 시원하고, 햇빛에 타는 걸 막아준다.

박동미 기자/pd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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