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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보영 불패의 근거
[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SBS 수목극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상승세가 돋보인다. 수목극 시청률 1위로 격차를 조금씩 더 벌려가고 있다. ‘적도의 남자‘와 ‘내 딸 서영이' 등 전작들이 크게 성공한 상태라 이를 두고 ‘이보영 불패’라고 말하기도 한다. 혹자는 이보영이 경쟁 드라마인 MBC ‘여왕의 교실’의 고현정을 눌렀다고도 한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는 이보영의 연기력보다는 이보영이 열 살이나 차이가 나는 이종석과 연기궁합을 잘 이뤄내느냐가 더 중요하다. 이보영이 아무리 나이보다 젊어 보여도 열 살 아래의 남자와 남녀관계로 보이도록 만들기는 쉽지 않은데, 이 어려운 난관을 매우 쉽게 돌파했다. 그래서 이종석을 ‘남자’로 봐주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30~40대 여성들은 젊고 키가 큰 이종석을 좋아한다. 특히 이종석이 이보영을 어깨에 메고 걸어갈 때나 이보영을 업었을 때의 장면, 이종석이 이보영의 집에서 샤워하며 상반신을 드러냈을 때의 모습은 여성 시청자들을 위한 스페셜이다.

이 점에서 ‘여왕의 교실’은 매우 불리하다. 고현정의 ‘남자’가 존재하지 않는다. 초등학교 학생들과 교사, 학부모들만 있다. 여성 시청자의 마음을 움직일 고현정의 ‘남자’가 없다. 게다가 고현정은 시종 무표정으로 학생들에게 냉혹한 현실을 바라볼 수 있는 교육 방식을 강조하며 교실을 무겁게 만들고 있다.


이보영은 똑똑하고 자립심과 자존심이 강한 여자에서 빈틈이 있는 국선변호사 역을 맡아 이종석과 잘 어울린다. 티격태격하면서도 서로 생각해주는 모습이 괜찮아 보인다.

30대 후반 여성이 귀여움과 사랑스러움을 유지하기란 매우 어렵지만 이보영에게는 예외다. 이보영은 순수함과 귀여움을 바탕에 깔고 있기 때문에 때로는 까칠하거나 뻔뻔해도, 속물스러워도 이미지의 반전을 기대하게 된다. 이보영은 건어물녀로 변신해도, 자고 일어난 모습을 보여도 얼굴이 깨끗해 남자들의 ‘로망’이 사라지지 않는다.

물론 이보영-이종석의 연기궁합만으로 드라마를 끌고 가지는 않는다. 아무리 샤방샤방한 얼굴도 계속 보기만 하면 질릴 뿐이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는 상대방 마음을 읽는 초능력을 지닌 고등학생 박수하(이종석 분)와 속물근성의 국선변호사 장혜성(이보영 분)을 중심으로 하는 이야기 구조가 특이하다. 이보영은 이종석에게 자신의 마음을 읽혀 사적으로 흥미로운 상황이 전개되고, 재판에 참가하는 변호사의 업무적으로는 이종석의 초능력이 크게 도움이 된다.

쌍둥이 형제가 단독 범행 살인인지, 공동 정범인지를 밝히는 과정에서 이보영이 범죄자를 압박해 ‘죄수의 딜레마’에 빠트리게 하는 등 법정 추리극이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범죄자 민준국(정웅인 분)의 무서운 눈빛만으로 스릴러 요소를 지니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들을 통통 튀는 로맨틱코미디 요소까지 더해 진행함으로써 무거움을 줄이고 있어 시청자가 가깝게 다가갈 수 있다. 이보영과는 전혀 다른 국선변호사 차관우(윤상현 분)와 장혜성과 어린 시절 악연이었던 검사 서도연(이다희 분)도 캐릭터의 한 축을 맡고 있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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