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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견본주택에 청약자 몰리면 힘이 저절로 솟아나죠!”…이미성 필라인 실장
[헤럴드경제 = 윤현종 기자]“112동과 113동이 가장 인기있습니다. 바람이 잘 통하는 판상형인데다, 요즘 잘 나가는 전용면적 59㎡거든요.”

건설업계의 준전문가쯤은 돼야 쉽게 알아 들을 수 있는 단어가 아파트 견본주택 여기저기서 들린다. 돌아보니 단아한 유니폼을 차려입고 한결같은 미소로 방문객을 맞는 분양 홍보도우미다. 이들을 단순히 ‘얼굴마담’으로만 봤다면 큰 오산이다.

이들은 전쟁터와 같은 분양시장에서 예비 청약자를 상대하는 첨병이다. 고객의 까다로운 질문 하나에도 신속히 응대해야 한다. 때문에 분양단지에 대한 지식은 필수다. 가장 먼저 방문객을 맞이하고 맨 마지막에 방문객을 배웅하는 것도 홍보도우미의 몫이다.

‘GS공덕자이’ 견본주택에서 만난 이미성(34) 필라인 실장은 어느덧 홍보도우미 분야에서만 9년을 넘긴 베테랑이 됐다. 이 실장은 14일 서울 마포구에 문을 연 ‘GS공덕자이’ 견본주택에서 후배 도우미를 능숙하게 진두지휘하며 방문객을 응대하느라 눈코 뜰 새가 없었다.

이 실장은 다른 홍보도우미 10명과 함께 한 달가량 견본주택으로 출근해 홍보활동을 펼치게 된다. 그의 ‘임무’는 크게 두 가지다. 홍보도우미의 숙련도와 특성을 감안해 안내데스크, 모형주택(유니트) 등 요소마다 이들을 배치하는 것, 그리고 방문객이 필요로 하는 곳이면 어디든지 달려가는 해결사 역할도 그의 몫이다.

물론 견본주택을 방문한 고객이 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업무도 그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역할 중 하나다. 



그는 “고객 행동만 봐도 계약에 관심있는 실수요자인지 허수 고객인지 ‘감’이 온다”고 했다. 일부 조바심이 난 손님은 계약을 전담하는 분양상담사 대신 홍보도우미에게도 ‘동ㆍ호수를 찍어달라’고 조른다는 것.

사실 이 실장의 홍보도우미 직업은 9년 전 우연히 시작됐다. 대학시절 의상디자인을 전공했던 이 실장은 친구가 아르바이트로 근무하던 주택분양 홍보관에 대타로 나갔다가 홍보도우미 매력에 푹 빠졌던 것. 아르바이트 대타로 시작한 홍보도우미가 이제는 그의 ‘천직’이 됐다.

특히 주택경기 침체로 상황이 안 좋은 지역에서 100% 계약이 나왔을 때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뿌듯함을 느낀다고 이 실장은 전했다. 분양도우미의 전망도 괜찮은 편이다. 유니트와 주택분양에 대한 지식이 뛰어나다 보니 홍보도우미에서 분양상담사로 전직하는 경우가 80%를 넘는다.

물론 힘든 점도 있다. 고객 불만을 가장 먼저 응대해야 하는 것이 도우미의 ‘숙명’이기 때문이다. 짙은 화장을 하고 항상 웃어야 하는 것도 감정노동자가 겪는 또 다른 고역이다. 하지만 그는 요즘 행복하다. 힘도 솟는다. 소위 ‘일복’이 터졌기 때문이다.

이 실장은 “4ㆍ1대책 이후 그간 미뤄졌던 물량이 한꺼번에 나왔다”며 “7~8월 비수기 때문에 분양을 9월로 미룬 현장도 많아 올 가을엔 눈코 뜰 새 없을 것 같다”고 말하며 함박웃음을 쏟아냈다.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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