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이 소송 몸살을 앓고 있다. 국내 500대기업 중 투자자 보호를 위해 소송 현황을 공시한 182개 기업의 지난해 말 기준 총 계류 중인 소송건수는 총 2만6000여건, 금액으로는 무려 20조원에 달했다. 기업당 건수는 평균 146건, 금액 기준으론 1070억원가량이 소송에 휘말려 있는 셈이다.

특히 전체 소송건수의 78%가 은행, 건설, 보험 등 소비자들의 생활과 밀접한 업종에 몰려 있으며, 보험업종은 총 건수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이는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19일 국내 500대기업 중 소송내용 공시가 의무화된 유가증권시장 상장 182개사의 지난해 말 기준 계류 중인 소송 현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른 것이다. 제소와 피소를 합쳐 총 2만6640건의 소송이 진행되고 있으며 금액으로는 20조5930억원에 달했다.

금액 기준으로 소송 규모가 가장 큰 곳은 우리은행으로 1305건에 소송가액은 2조180억원 규모다. 두 번째는 포스코(62건)로 1조5580억원 규모에 달했다. 포스코는 일본 신일본제철 및 스미토모금속과 영업비밀 침해 및 손해배상 등으로 1조1600억원이 넘는 소송을 벌이고 있다. 포스코와 신일본제철의 소송은 공시된 단일건수 소송가액으로도 최다다. 애플과 10억달러 이상의 특허소송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는 소송이 경영 상황에 큰 영향을 미칠 사안이 아니라며 소송내용을 공시하지 않아 조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세 번째는 국민은행(359건ㆍ1조1670억원)이었고 외환은행(1071건)과 신한은행(369건)은 각각 8300억원대로 뒤를 이었다. 한편 소송건수가 가장 많은 기업은 보험사에 포진했다. LIG손해보험은 4515건의 제소를 포함해 총 5090건의 소송을 벌이고 있다. 

김영상 기자/ys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