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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시의 메마른 풍경이 이토록 촉촉할 수가.. 노충현의 ‘살풍경’
[헤럴드경제=이영란 선임기자] 이 풍경,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하다. 아, 달리는 차창 밖으로 이따금 보던 서울의 한강시민공원이다. 그런데 사람이 없다. 흰 눈이 소복히 덮힌 둔치 저 멀리로, 푸른 한강물만 유유히 흐를 뿐이다.

이 호젓한 그림은 화가 노충현(43)의 ‘산책’이란 작품이다. 노충현은 한강시민공원 일대의 산책로 수영장, 편의점 등을 즐겨 그린다. 카메라를 소지하고 다니며 일상의 풍경을 무작위로 담은 뒤, 이들 중 ‘찌르르’하고 감흥이 오는 사진을 그림으로 옮긴다.

그의 그림은 사람들이 등장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여름의 끝’이란 작품도 마찬가지다. 푸른 파라솔은 모두 얌전히 접힌채, 침묵을 웅변한다. 화면 중앙 빨간 플라스틱 물통이 시선을 끌 뿐, 지리한 장마로 온통 물바다가 된 둔치는 희뿌옇다 못해 을씨년스럽다.

너무나 낯익은 장소이지만 스산함을 강조한 노충현의 그림은 보는 이에게 아련한 시적 정취를 선사한다. 섬세한 회화적 시선으로 일상의 평범한 풍경들을 더없이 감성적으로 표현한 그의 그림은 오는 7월 14일까지 소격동 국제갤러리에서 열리는 ‘노충현- 살풍경’전을 통해 만날 수 있다. [사진제공=국제갤러리] 02)735-8449

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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