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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크엔드] 온난화에 스위스 스키산업 비상…봄철 강추위…프로야구 관객 뚝
몸살 앓는 스포츠
지구촌 이상 기온에 스포츠도 몸살을 앓고 있다. 봄ㆍ가을이 실종된 채 혹서에서 혹한으로 이어지는 기후, 하루에도 몇 번씩 돌변하는 ‘널뛰기 날씨’로 실외스포츠 종목들은 울상이다.

지구 온난화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종목은 스키다. 유례없이 따뜻하고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스위스 등 알프스 산맥 주변 국가들의 스키산업에 비상이 걸릴 정도다. 스키를 즐기기엔 적설량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알프스 인근 스키리조트는 해마다 개장 시기를 늦추고 있고, 2011년엔 스위스 다보스와 프랑스에서 열릴 예정이던 ‘남녀 월드컵 스키대회’가 취소됐다. 해발 1500m 이상에서도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지 않아 인공 강설을 뿌려봐야 소용이 없다. 멀쩡히 눈이 오다가 갑자기 기온이 올라가 비로 변하는 통에 슬로프 설질은 엉망이 됐다.

국내 스포츠도 이상 기후로 인한 피해를 보고 있다. 2년 연속 700만 관중 돌파를 목표로 한 최대 인기 스포츠 프로야구가 날씨 때문에 날벼락을 맞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애초 2013년 관중 유치목표를 지난해보다 5.3% 증가한 총 753만8600명(경기당 1만3088명)으로 정했다. 9구단 NC 다이노스의 가세로 경기 수가 532경기에서 576경기로 늘어났고, 변함없는 야구 열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해 내놓은 수치다. 하지만 개막 후 한 달 이상 기온이 뚝 떨어지며 야구장을 찾는 발길이 끊겼다. 작년과 비교해 적게는 1%(두산), 많게는 40%(넥센)까지 관중이 급감했다. 5월 들어 예년 기온을 회복하면서 4월 25일까지 22% 줄었던 관중 수는 5월 1일 -15%, 6월 2일 현재는 -12%까지 회복됐다.

문제는 추위가 물러가자마자 뜨거운 여름이 왔다는 사실이다. 야구 관전하기 좋은 봄ㆍ가을이 사라지고 ‘뚜렷한 2계절’로 굳어진 것이다. 찌는 더위와 이로 인한 선수들의 경기력 저하는 관중 수 감소로 이어진다. 여기에 곧 장마까지 다가오면서 프로야구 흥행 전선은 또다시 빨간불이다. 벌써부터 우천 연기된 경기가 속출해 더블헤더나 월요일 경기를 추가 편성하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11월 5일이 돼서야 한국시리즈가 끝나게 된다.

이상 기온으로 아예 시즌을 겨울에서 여름으로 옮기는 것을 적극 검토하는 프로리그도 있다. 유럽축구는 러시아나 북유럽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는 잉글랜드 스페인 독일 이탈리아 등 대부분의 빅리그가 8월에 개막돼 5월에 시즌을 마친다. 가을에 새로운 학기가 시작되는 데다 7, 8월은 나라 전체가 텅 빌 정도로 장기간 휴가를 떠나는 유럽 특유의 문화와 생활 패턴이 배경이 됐다.

하지만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SPL)가 한때 겨울(8월 개막~이듬해 4월 종료)에서 여름(3월 개막~11월 종료)으로 시즌을 옮기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한겨울 폭설과 한파로 인해 정상적인 리그 운영이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러시아 모스크바보다도 북쪽에 있는 터라 한겨울엔 매서운 칼바람으로 고생하지만 여름에는 8월 평균 기온이 섭씨 20도를 넘지 않을 정도로 선선하다. SPL은 시즌을 옮기는 대신, 개막 시기를 앞당기고 윈터 브레이크를 길게 가져가 혹한을 피하는 방법을 택했다. 

조범자 기자/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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