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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아라뱃길 개통 1년, 활성화 방안 찾아야
한강과 서해를 잇는 아라뱃길 활용도가 매우 미흡하다. 국내 최초 운하라는 기대와 관심 속에 25일로 개통한 지 꼭 1년이 됐지만 그 이용도는 차마 수치를 적시하기 부끄러울 정도다. 컨테이너와 일반 화물 가릴 것 없이 물동량은 예상치의 10% 안팎에 불과하다. 이러니 경인항으로 불리는 인천ㆍ김포 2개 터미널의 이용률도 덩달아 떨어져 2개 정기 화물노선만 이용하고 있다. 동시에 9대 선박이 접안할 수 있는 규모의 큰 부두지만 부정기 노선까지 다 합해 지난 1년간 드나든 화물선은 고작 380여척에 불과했다. 하루 겨우 한 척꼴로 다녀간 셈이니 시설이 아깝다는 소리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뿐만이 아니다. 관광을 겸한 여행객 수송은 기대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사정이 이러니 18㎞에 이르는 뱃길은 오가는 배 한 척 없이 텅 빌 때가 대부분이다. 반면 뱃길을 따라 조성된 자전거길은 동호인들로 연일 북적댄다니 그야말로 주객이 전도된 모습이다.

수질 환경도 예사 문제가 아니다. 지난 1월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물놀이를 할 수 있는 기준을 무려 20배나 초과한 총대장균군이 이곳에서 검출됐다고 한다. 이런 정도면 사실상 죽은 물이다. 그런데도 연간 100억원에 가까운 유지관리 비용은 꼬박꼬박 들어가야 한다. ‘글로벌 명품 뱃길’을 지향하며 2조2500억원을 들 아라뱃길이 세금만 잡아먹는 애물단지로 전락할 판이다.

물론 1년 이용 실적만 가지고 성패를 따지는 것은 섣부른 판단일 수 있다. 선박 운항과 물동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3년에서 6년가량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그러나 당초 예상과 차이가 나도 너무 나는 활용도를 보면 지켜본다고 사정이 나아질 것 같지가 않다. 기왕 큰돈을 들여 조성한 뱃길이니 화물과 여객을 적극 유치해 활용도를 최대한 높일 수 있도록 정부는 물론 지자체와 학계, 관련 업계가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국토교통부와 해양수산부, 운영기관인 한국수자원공사가 ‘아라뱃길 정부지원협의회’를 구성, 이달 말 가동에 들어가기로 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우선 뱃길이 제 기능을 할 수 있는 토대를 구축해야 한다. 국내외 선사에 대한 인센티브 강화 등 정기 항로 추가 개설 방안을 마련하는 일이 급한 이유다. 또 유람선 중간 선착장을 더 만들어 여객의 접근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레저ㆍ관광 기능을 제고하려면 수질 개선도 필수다. 챙겨야 할 사안이 산더미지만 사명감을 갖고 차분히 헤쳐 나가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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