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취임 이후 첫 정상외교라는 점에서, 또 올해로 한ㆍ미동맹 60주년을 맞았다는 점에서도 이번 방미의 의미는 결코 작지 않다. 특히 북한의 무력도발 위협으로 한반도가 안보위기에 처해 있는 민감한 상황이다. 한ㆍ미 양국 간에 최강의 안보동맹 관계를 재확인함으로써 북핵 위기를 효율적으로 극복하는 한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다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더욱이 최근 들어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취임과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자민당 정부의 재집권을 계기로 동북아 정세가 중심을 잃고 요동치고 있다. 한ㆍ미 양국의 포괄적인 안보협력 관계는 동북아 지역의 평화 협력 차원에서도 긴요하다. 이번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인 원자력협정 개정이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문제에 있어 상호 신뢰와 협력의 바탕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 있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박 대통령이 정상회담 직후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한ㆍ미동맹 60주년 기념 공동선언을 발표하도록 되어 있다는 사실에서도 상호 공감대는 이미 형성되어 있다고 보인다. 무엇보다 한국이 미국과 대등한 동반자 관계라는 인식의 토대 위에서 미래의 발전방향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한ㆍ미동맹이 체결되던 6ㆍ25전란 직후의 피폐된 모습과는 달리 지금은 우리가 국제사회의 어엿한 일원으로서 책임과 의무는 물론이고 지원노력까지 최대한 기울이고 있는 중이다.

이번 정상회담으로 한ㆍ미 간의 경제교류에 있어서도 우호협력의 파트너십이 더욱 강화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발효 1주년을 맞은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원활한 이행과 함께 미진한 부분을 포함해 통상전반에 걸친 심도 있는 점검과 논의가 이뤄지길 바란다. 이번 순방에 한국 재계를 대표하는 대규모 경제사절단이 동행하는 것도 그런 목적의 일환이다. 개성공단의 잠정폐쇄 사태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우려되는 처지에서 우리 경제를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박 대통령이 국빈방문이 아닌데도 전임 이명박 대통령에 이어 미 양원 합동회의 연단에 초대받았다는 사실도 크게 주목되는 대목이다. 여성 지도자의 섬세한 감각으로 사회, 문화 분야에 이르기까지 국내의 발전상을 두루 알리는 값진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이번 한ㆍ미 정상회담은 앞으로 박근혜 정부가 펼쳐나갈 외교정책의 풍향계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도 국내외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는 사실에 유념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