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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시험대에 오른 김한길 대표의 민주당號
민주당이 지난 주말 전당대회에서 김한길 후보를 새 대표로 선출하고 전열 정비에 나섰다. 그러나 민주당의 앞날이 그리 순조롭지만은 않아 보인다. 민주당은 지금 정부 여당을 견제하고 수권정당으로 다시 발돋움하느냐, 이대로 몰락이냐의 중차대한 갈림길에 놓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변화와 혁신의 폭풍 속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한 김 신임대표의 수락연설에 현재 민주당이 처한 위상과 고민이 상징적으로 응축돼 있다.

김 대표가 오죽하면 “60년을 지켜온 민주당의 영혼만 빼고 모든 것을 버려야 우리가 살 수 있다”고까지 처절한 심경을 토로했을까 싶다. 민주당이 지난해 총선부터 대선, 그리고 최근 실시된 4·24 재보선에 이르기까지 연패의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곤혹스런 처지가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 다시 말해, 정당의 노선이 일반 유권자들의 민심과 괴리돼 있었다는 얘기다. 이는 그동안 지도부의 성향에 따라 노선이 크게 흔들려 왔던 측면을 무시할 수 없다.

그런 점에서, 민주당이 이번 정강·정책 개정을 통해 급진주의 색채를 지우고 중도 노선으로 회귀한 것은 일단 평가할 만하다.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해 ‘전면 재검토’ 표현이 삭제됐으며, 북한의 핵개발 및 인권문제에 대해서도 입장이 상당히 정리됐다. 무책임한 발목잡기로는 민심을 끌어모으기 어렵다는 점을 뒤늦게나마 깨달은 결과라 여겨진다.

사사건건 마찰과 반목을 빚는 계파 간 갈등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당내 비주류였던 김 대표가 이른바 친노·비노, 주류·비주류의 갈등 해소를 내세워 승리를 일궈냈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앞으로 이뤄질 지명직 최고위원을 포함한 당직 인선에서 해소책이 본격 시도될 것으로 보인다. 당내의 구태의연한 계파 갈등을 뿌리 뽑지 못하면 외부적으로도 일사불란한 모습을 보여주기 어렵다.

당장의 시험대는 무소속으로 국회 입성에 성공한 안철수 의원과의 관계설정 문제다.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야권 단일화를 이루면서까지 공감대에 접근했던 안 의원은 지금은 엄연한 경쟁관계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 민주당의 지속적인 러브콜에도 불구하고 독자 세력화를 모색하며 오히려 주도권 다툼을 벌이는 양상이다. 민주당의 행보가 자칫 일그러지게 된다면 순식간에 안 의원에게 무게 중심이 옮겨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들이 늘 가까이서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를 결코 잊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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