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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팔리는건 급매뿐…사실상 거래절벽
4 · 1대책 한달…‘ 버블세븐’ 현장 가보니
강남3구·용인·과천 지역
대부분 85㎡이상·6억이상 고가
실거래보다 낮은 급매물만 거래

재건축시장만 4·1대책 수혜
“오히려 거래 죽여놨다” 불만



“정상적인 거래가 없어요, 팔리는 건 급매물 밖에 없습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A공인 관계자의 말)

시장거래 회복에 중점을 둔 4.1 부동산 종합대책이 발표된지 한 달이 지났지만 주택거래는 여전히 실종 상태다. 특히 강남, 송파, 서초 등 서울 강남3구와 용인, 과천 등 과거 집값 상승의 진앙지로 불리던 ‘버블세븐’ 지역은 일부 재건축 아파트를 제외하면 오히려 거래절벽 상태의 연속이다. 대부분 호가만 높인 급매물이거나 실거래가보다 수천만원씩 낮은 급매물만 눈에 띄는 등 4.1대책 이전과 달라진게 전혀 없다.

30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일대 공인중개업소들은 대체로 조용했다. 4.1 대책이후 집값이 들썩인다고 떠들어대는 방송과 신문 등 매스컴과는 정반대 분위기다. 양도세(22일)와 취득세(1일)면제기준일이 사실상 확정됐지만 대부분 85㎡이상 중대형이거나 6억이상 고가로 구성된 비(非)재건축 단지들에게 4.1 대책은 ‘남의 일’이기 때문이다.

남서울상가내 A공인의 이 모 대표는 “이곳이 투기꾼 진앙지라는 것은 옛말”이라며 선을 그었다. 이 일대 중대형 고가주택 소유자, 1가구2주택자 대부분은 시세차익 기대를 접고 기존 집을 팔아 자녀를 위한 주택구입이나 생계비로 쓰려는 ‘실 매도자’라는 것이다. 

4.1 대책 한 달을 맞았지만 집값 상승의 진앙지였던 ‘버블세븐’ 지역은 일부 재건축 시장을 제외하면 여전히 가격을 낮춘 급매물 위주로 거래가 이루어지는 등 예전과 달라진 게 거의 없는 실정이다. 사진은 매물 목록표가 잔뜩 나붙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인근한 공인중개업사무소 모습.

그는 “집값 오를 일도 없는데 양도세 면제 기준을 만들고, 여기에 1가구 2주택자 집을 사면 그마저도 혜택을 못 받게 해 이 동네 실거래를 오히려 죽여놨다”고 정부를 원망했다. 인근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에 따르면 실제 3∼4월 대치동 아파트 시세는 은마아파트가 5000만원가량 오른 것을 제외하면 꿈쩍도 안했다. 4월 거래량은 3월대비 소폭 줄었다. 일부 대형 아파트는 한달새 평균 1억원정도 가격을 낮춘 급매물만 나왔다.

재건축 아파트 단지도 실거래는 호가를 따라가지 못한채 고가 급매물만 눈에 띄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6일 현재 개포주공2단지 전용 73.83㎡의 시세는 10억5000만∼11억원선이지만 4월 실거래가는 이보다 2500만원 빠졌다.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의 경우도 호가와 실거래가 격차가 3000만원에 달한다.

은마상가내 B공인 관계자는 “실수요자가 선호하는 1주택자 물건 위주로 4월 실거래가보다 2000만원가량 호가를 올린 고가 급매물만 나온다”며 “나머지 매도세는 추가상승을 기대하며 자취를 감췄고, 매수세는 싼 물건만 고집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버블세븐에 속했던 용인, 과천 등 수도권 지역도 ‘급매물’만 난무하며 거래절벽 상태를 이어갔다. 매수심리가 가장 위축된 곳 중 하나는 용인이다. 이 지역은 집값이 반토막 나면서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진 탓에 양도세 면제 혜택은 사실상 무의미한 곳이다. 용인에선 85㎡ 또는 6억 이하로 세제혜택이 기대되는 물건 조차 4월 거래량이 전월대비 14~25% 수준에 그쳤다. 과천도 거래가 끊기면서 한 단지내 매물 절반 가량이 급매물로 채워졌다. 최근엔 실거래가보다 7000만원 낮은 급매물도 등장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서울 강남발(發) 부동산 온기가 5월 이후엔 비강남권과 수도권 일대로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진앙지’인 강남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사실상 4.1 대책의 뚜렷한 호재는 없다”며“지금보다 최소 10%는 실거래가가 더 떨어져야 부동산 시장이 반등 모멘텀을 갖게 될 것으로 점쳐진다”고 조심스럽게 진단했다.

윤현종 기자/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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