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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력게임 장면 따라하며 구타 · 폭행…성인조폭 뺨치는 무서운 초등 일진
초등학교 5학년 여학생이 동급생을 8시간에 걸쳐 폭행한 사건을 헤럴드경제신문이 단독 보도(본지 23일자 10면 참조)한 뒤 초등생의 학교폭력 실상에 국민적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에 본지는 최근 발생한 폭력사건 외에도 비슷한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서울시내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탐문해 학교 폭력 실태를 추가 취재했다.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학생들의 폭력은 초등생의 폭력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잔인해졌고, 학교는 소문이 날까 ‘쉬 쉬’해 외부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지난해 3월 초 관악구의 A 초등학교에서는 6학년 일진 B(12) 군 등이 교실에서 동급생의 바지를 벗기고 구타한 사건이 발생해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이하 학폭위)가 열렸다. 학교에 따르면 학폭위는 가해학생에게 강제 전학을 제외한 모든 조치를 취하기로 결정했다.

이처럼 학부모 등이 인지, 조치가 이뤄지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상당수의 폭력은 아이들 선에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지난 3월 초 이 학교의 C(12) 군 등은 타깃으로 삼은 남학생을 학교 화장실로 끌고가 구타했다. 이들은 컴퓨터 게임 리그오브레전드의 캐릭터 흉내를 내며 돌아가며 폭행했다. 아이들은 이 장면을 영상으로 찍어 돌려보기도 했다.

학교폭력이 만연하던 관악구의 D 초등학교에서는 지난 24일 학생회장이 학교 측에 “학폭 근절에 힘써달라”고 공식 입장을 전달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했다. 이 학교 6학년생들은 각반에 남학생, 여학생 1명씩 혼성일진이 있고, 전교 14명의 혼성일진 그룹이 존재한다. 이 초등학교 일진 여학생들과 같은 초등학교를 나온 여중학생들은 양언니, 양동생 관계를 맺고 신림역 인근 지역을 무리지어 다니며 또래 아이들을 대상으로 폭행을 일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담배를 피우면서 담뱃불로 해코지를 하기도 했다. 이 학교의 한 남학생은 타교 일진에게 잘못 보여 담뱃불로 오른팔에 화상을 입기도 했다.

청소년폭력예방재단 관계자는 “학교폭력 실태조사를 해보면 학교폭력을 처음 접하는 시기는 초등학교 5학년”이라면서 “중ㆍ고교의 학폭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받고 있지만 이제 초등학교 폭력에 주의를 기울일 때”라고 말했다.

박병국ㆍ강승연 기자/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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