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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만원, 3만원에 만나는 베르디 오페라
베르디 탄생 200주년인 올해 오페라 극장은 베르디 가극으로 잘 차려진 알라카르테 같다.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다음달 4일부터 6월9일까지 열리는 ‘제4회 대한민국 오페라페스티벌’에도 ‘라 트라비아타’ ‘운명의 힘’ ‘리골레토’가 차려졌다.

이 가운데 다음달 17일부터 19일까지 사흘간 선뵈는 ‘운명의 힘(돈 알바로)’은 국내선 쉽게 접할 수 없었던 베르디 오페라의 걸작이어서 눈에 띈다. 스페인 작가 앙헬 페레스 데사베드라의 동명 희곡을 바탕으로 그려진 ‘운명의 힘’은 러시아 궁정 의뢰로 1862년 상트페테르부르크 황실극장에서 초연됐다.

관현악이 장엄하고도 구슬프게 연주되는 ‘운명의 힘’ 서곡이 유명하다. 영화 ‘마농의 샘’, ‘주홍글씨’에도 쓰여 주인공의 비극적 운명을 암시하는 효과를 냈다. ‘주홍글씨’에는 또 다른 곡 4막2장에 나오는 ‘신이여 평화를 주소서(Pace, pace, mio Dio!)’도 등장했다.

‘돈 카를로’와 비슷한 시기에 작곡된 이 오페라는 ‘돈 카를로’와 마찬가지로 스페인 궁정을 배경으로 한다. 그러나 국왕 이야기가 아닌 서민, 수도승, 빈자 등 권력 주변부의 이야기다. 칼라트라바 후작 딸이자 돈 카를로의 동생 레오노라와 잉카제국 귀공자 알바로는 서로 사랑하지만, 후작은 둘의 결혼을 반대한다. 결국 야반도주를 하던 중 실수로 후작을 죽이게 된 알바로는 레오노라와도 헤어지게 된다.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돈카를로는 이들을 찾아나선다. 5년 뒤 레오노라가 죽었다고 믿으며 수도승이 된 알바로는 돈 카를로와 마주해 결투를 벌인다. 알 바를로의 칼에 찔린 돈 카를로는 피신해 있던 레오노라를 발견, 마지막 힘을 다해 그를 죽인다. 눈 앞에서 연인을 잃은 알바로는 자신과 인류를 저주하며 절벽에 몸을 던진다. 예술감독인 장수동 서울오페라앙상블 대표는 “두개의 판이 돌아가는 원형 무대를 써서 동양적 사고의 윤회, 운명 앞에선 인간이 변할 수 없다는 베르디의 생각을 표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축제에선 이 밖에도 ㈔조선오페라단의 ‘라 트라비아타’(5월10일~12일), 노블아트오페라단의 ‘리골레토’(5월24일~26일)이 무대에 오른다. 창작오페라인 ㈔고려오페라단의 ‘손양원’(5월31일~6월2일), 국립오페라단의 ‘처용’(6월8일~9일)도 공연한다.

특히 올해는 오페라 대중화를 위해 D석 1만원, C석 3만원 좌석이 처음으로 마련됐다. R석도 25만원에서 20만원으로 낮췄다. 행사 기간 중 매주 토요일에 신세계스퀘어 야외무대에선 대중에게 친숙한 오페라 하이라이트를 모은 무료 오페라 공연이 펼쳐진다. (02)580-1300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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