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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對北 공조 긴요한 때 염장 지르는 일본
일본의 외교적 도발이 도를 넘어섰다.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을 포함한 각료 3명이 20~21일 야스쿠니 신사를 잇달아 참배한 데 이어 23일에는 일본 국회의원 168명이 집단으로 그 뒤를 이었다. 아베 신조 총리는 직접 나서지 않고 화분형태의 신사참배용 공물을 ‘내각 총리대신’ 명의로 바쳤다고 한다. 말이 불참이지 총리의 위장참배나 다름없다.

36년간의 주권침탈이라는 과거사를 망각한 채 종군위안부 문제를 외면하고 독도 영유권 주장까지 멈추지 않더니 이제는 일본 조야가 통째로 대놓고 외교적 도발을 감행해 오는 모양새다. 결국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이번 주말로 예정된 일본 방문을 전격 취소하기에 이르렀다. 신사참배를 하지 말아달라는 우리 외교부의 거듭된 요청을 깡그리 묵살하고 되레 일을 더 벌이고만 일본 정부의 몰염치가 빚은 결과다.

우리 국민을 더 분노케 하는 것은 아소 부총리가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식에 일본 특사로 왔다는 사실이다. 한두 달 사이 손바닥 뒤집듯 표변하는 그의 태도에서 일본의 속내가 그대로 드러난다. 더구나 아소 부총리는 특사 당시 신분을 망각한 채 불순한 외교적 언사를 서슴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과거 침략역사를 두고 우리 대통령 면전에서 나라마다 역사인식이 다르다는 등 외교적 결례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는 것이다.

기억조차 역겨운 야스쿠니 신사는 일본이 자행한 태평양전쟁의 A급 전범 14명을 합사해 놓은 장소다. 이런 곳을 일본 정부 각료나 정객들이 줄줄이 찾아든다는 것은 그 참혹한 전쟁으로 감당키 어려운 피해를 입었던 중국이나 동남아 일대 국가엔 더없는 모욕적 행위다. ‘개인입장’의 참배라 둘러댄 일본 정부의 변명까지 너무 얄팍해 보인다. 이번 참배에 동참하기 위해 방한 일정을 취소했다는 후루야 게이지 국가공안위원장이라는 작자는 “국무위원 자격으로 참배했다”고 분명히 밝혔다고 한다.

얼마나 더 이웃나라로부터 공분을 사야 성이 찰 것인지 한심한 일본이다. 아베 정권은 엔저라는 노골적인 통화정책을 앞세워 경쟁국 경제여건을 더 꼬여들게 하고 있다. 현오석 경제 부총리가 오죽하면 북한 핵문제 못지않게 심각한 것이 일본의 통화정책이라 했겠는가. 여기에 외교적 갈등까지 조장함으로써 연례적인 한ㆍ중ㆍ일 3국 정상회담 일정조차 불투명해지는 상황이다. 북한의 핵도발 책동으로 한반도와 동북아는 물론 세계안보가 위중하다. 더 이상 염장 지르지 말고 대북공조에나 열중할 것을 권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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