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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권상우 “아내 손태영, 우리는 아직도 신혼”
시청률 25.8%로 유종의 미를 기록하며 시청자들의 대대적인 사랑을 받은 SBS 월화극 ‘야왕’. 2013년 상반기 드라마 중 최고의 인기를 자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야왕’을 살린 배우가 바로 권상우다.

권상우는 이 드라마에서 한 여자에게 눈이 멀어 지독한 사랑의 고통을 겪는 남자 하류로 분했다. 처연할 정도로 안타까운 인물을 눈물과 분노, 그리고 다양한 표정연기로 표현하며 팬들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다.

쪽대본에 시달렸고, 열악한 촬영 현장에 힘들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권상우의 노력은 시청자들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됐다. 또 한번 배우 인생에서 거대한 산을 넘은 셈이다.



권상우에게 있어 하류가 애착이 가는 인물인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하류를 떠나보내는 게 힘들지는 않았다.

“사실 저는 연기가 끝나면 캐릭터에서 바로 빠져나와요.(웃음) 다른 배우들은 ‘밤마다 술 한잔하면서 캐릭터에서 못 빠져나오고 있다’는 말을 많이 하던데 도무지 이해가 안 가더라고요. ‘야왕’은 다른 어떤 드라마보다 배우드이 많이 힘들어했을 거예요. 초반에는 캐릭터가 좋았지만 이야기의 흐름이 좀 엉성하게 풀리는 건 아쉬웠죠.”

극 중 하류의 복수는 다소 엉성하게 그려졌다. 시청자들로부터 “어떻게 이런 게 복수냐”는 질타를 받기도 했다.

“많은 시청자 분들이 ‘왜 이렇게 복수를 시원하게 못하냐. 바보같다’는 말을 하셨더라고요. 사실 우리 드라마는 복수가 아니라 멜로잖아요. 그런 과정 속 애증이 얽힌 갈등이 많길 바랬는데 그런 게 별로 없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시청자들도 아쉬워했던 것 같고요.”

마지막 촬영을 방송 30분 전에 마쳤을 만큼 촬영은 빠듯하게 진행됐다. 최고의 배우들과 함께 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차화연 선생님은 정말 멋진 중년 연기자시죠. 수애 씨도 고생을 많이 했던 배우라 더 치열하게 잘 한 것 같아요. 톱배우죠. 윤호같은 경우는 의외로 정말 잘 해줬어요. 잘 나가는 가수인데 군말 없이 열심히 하더라고요. 이번 드라마로 연기가 더 풍부해진 것 같았어요.”



한국 드라마의 현실에 큰 불만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드라마의 현실이 힘든 건 사실이죠. 그래도 전 재밌어요. 민첩하지 못한 배우들은 잘 적응을 못하기 때문에 드라마를 기피하기도 하죠. 힘든 상황에 부딪혀 극복을 하다 보면 시청자 분들이 알아주시는 것 같아요. 시청자들의 반응을 볼 수 있다는 것, 그게 바로 한국 드라마의 힘이죠.”

그동안 영화, 드라마 등 수많은 작품들로 차곡차곡 필모그래피를 쌓은 권상우. 강렬한 액션도 달달한 로맨틱 코미디도 스릴러도 소화하는 몇 안 되는 배우이기도 하다.

“나름대로 다양하게 했던 것 같아요. 최고의 배우가 될 순 없어도 장르별로 다 가능해요. 특히 액션은 우리나라 배우들 중 가장 잘 할 수 있어요. 대역 없이 리얼한 액션을 보여드리고 싶은 욕구가 참 강해요. 각 작품 별로 기억에 남는 명작을 만들고 싶어요.”

탄탄한 입지를 다진 권상우지만 아직도 연기에 대한 갈증이 심했다. 더 열심히 일에 몰두하고 싶다고 한다. 늘 그의 곁을 든든히 지켜주는 가족이 있기 때문일까. 실제로 권상우는 자상한 남편이자 아빠였다.

“아무리 5일 밤을 새서 촬영해도 같이 와이프(손태영)랑 일어나서 룩희를 유치원에 데려다주고 와요. 와이프가 일할 때는 당연히 제가 하고요. 엄마의 사랑을 많이 받아서 그런지 룩희가 참 키우기 편한 애랍니다.(웃음) 내년 안에는 룩희의 동생을 갖고 싶어요. 지금 당장은 와이프도 일하니까 힘들 것 같고요.”

가족 이야기가 이어지자 그의 표정은 한층 더 밝아졌다. 쉴 틈 없이 손태영과 아들 룩희 군에 대한 자랑을 늘어놨다.



“집에 가면 너무 좋죠.(웃음) 아이가 배우를 꿈꾼다면요? 말리지도, 권하지도 않을 거예요. 그냥 저는 아이가 걱정 없이 살았으면 좋겠어요. 항상 아이, 와이프와 함께하고 싶죠. 사랑해주고 싶고요. 룩희가 커서도 정말 편한 부자지간이 되길 바라요. 축구선수 손흥민 군이 아직도 아버지와 뽀뽀를 한단 말을 들었어요. 저도 룩히와 그런 관계가 되고 싶답니다.”

손태영과 돈독한 사이를 자랑하지만, 서로 일에 간섭하는 타입은 아니란다.

“와이프가 일에 터치하는 스타일이 아니에요. 저도 와이프 스케줄을 나중에 다른 사람한테 들을 때도 있어요. 일일이 서로 일에 간섭하지는 않아요. 와이프가 오랜만에 하는 드라마 ‘최고다 이순신’의 연기가 좋다고 해서 틈틈이 챙겨보고 있어요. 칭찬을 들으니 저도 기분이 좋더라고요.”

권상우와 절친한 사이인 송승헌과 정우성은 그의 가정을 부러워한다고 했다.

“두 분들은 저를 정말 부러워하는 것 같긴해요. 그렇지만 두 사람은 혼자 사는 게 더 익숙해진 것 같아요.(웃음) 저도 아마 손태영이라는 사람을 못 만났다면 누군가와 사는 게 귀찮아질수도 있었겠죠. 와이프와 룩희와 지금 이렇게 살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해요. 이만큼 행복한 일이 또 있을까요? 와이프와 결혼한 지 어느 덧 5년이 됐지만, 아직도 1~2년 된 것 같아요.”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알콩달콩하게 살고 있는 권상우. 알고 보면 그도 늘 일과 갈등하는 평범한 배우다.

“요즘에는 정말 제가 배우로서 어느 지점에 왔는지 모르겠어요. 대중 분들이 요즘 절 좋아하는지 의구심도 들고요. 뭔가 멀어진 느낌이에요. 참 고민이 많아요. 자신감이 위축될 때도 있고요. 대중들과 거리감은 작품으로 좁혀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늘 좋은 작품을 찾고 있죠.”


양지원 이슈팀기자 /jwon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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