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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읽기 - 황해창> 창조경제 일자리?
글로벌 대기업까지 옥죄기보다 규제를 더 풀고 인센티브를 부여해 보라. 창조경제가 중시하는 벤처를 위한 엔젤도 캐피털도 또 창조적 일자리도 결국 경쟁력 있는 민간기업 하기 나름이다. 성공한 벤처기업을 M&A하고 그 자본이 다시 엔젤이 돼 창업 인큐베이터를 확대하는 일을 맡기자.



생활법률 인기 검색어 1위가 ‘이혼’이라는 뉴스다. 출퇴근길 서울 양재역 근처 새로 들어선 서울가정행정법원 주변에 ‘이혼전문 변호사 ○○○’이라는 간판이 내걸릴 만도 하다.

이혼전문이라고? 그런데 요즘 분위기가 이상하다. 간판 주인이 바뀌거나 아예 사라진다. 왜 그럴까. 답은 ‘경제’였다. 이혼도 참아야 할 정도로 삶이 팍팍해진 때문이다.

결혼도 사정은 마찬가지. 최근 보건복지부가 1800세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결혼 기피 이유로 남성 88%가 고용 불안정을, 여성 86%가 결혼비용 부족을 꼽았다고 한다. 벌이가 시원찮은 데다 일자리마저 불안하고, 치솟는 결혼비용에다 신접살림집 마련이 불감당이라는 얘기다. ‘돈’이 혼삿길을 막아서는 꼴이다.

엊그제 통계청이 발표한 3월 고용동향을 보면 청년(15~29세) 고용률은 38.7%로 1984년 이후 최저다. 이른바 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저점 (39%)보다 낮다. 한 세대 동안 지금이 최악이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우리 경제의 9할을 책임진 수출이 곤두박질친 데다 부자까지 지갑을 닫은 결과다.

물론 우리만 그런 것은 아니다. 미국의 대졸자 절반이 하향 취업에 나서는 바람에 고졸자들이 졸지에 실업자로 전락한다. 변호사 천국이라지만 로스쿨 출신 백수가 부지기수다. 대학마다 비영리 로펌을 세워 졸업생들을 끌어안는다. 20년째 저성장 일본은 더 심하다. 학자금 연체가 사회문제가 된 지 오래다. 최근 노골적인 엔저 덕에 사정이 좀 나아졌지만 종신고용은 여전히 옛말이다.

정확히 베이비붐 세대 중간인 나로선 아들 딸 2030세대가 우선 걱정이다. 너도나도 애지중지 키운 탓인지 씀씀이가 만만치 않다. 취업해도 결혼해도 사나운 물가와 가파른 전세 가격에 저축은커녕 부모에게 손 벌리기 일쑤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정신 차려야 한다. 성장을 구가하던 시대는 끝났다. 열심히 일한 만큼 돈 벌던 때는 지났다. 젊은이들은 국가나 부모에게 기댈 생각 말고 스스로의 운명을 개척해야 한다. 힘들다고 걷어찰 정도로 가벼운 일자리는 존재하지 않는다.

때마침 18일 박근혜 정부의 아이콘 격인 미래창조과학부가 향후 5년 동안 일자리 40만개를 만들겠다고 한다. 의욕은 좋지만 실행계획이 부족해 보인다. 정부가 북치고 장구 친다고 일자리가 절로 굴러들까? 정부와 정치권이 작심하고 경제민주화를 하겠다는 것도 결국 일자리 문제 아닌가. 적게라도 나눠 일하고 나눠 먹자는 것인데 말처럼 그리 쉽게 될 일이 아니라는 것이 문제다.

글로벌 대기업까지 옥죄기보다 차라리 규제를 더 풀고 인센티브를 부여해 보라. 창조경제가 중시하는 벤처를 위한 엔젤도 캐피털도 또 창조적 일자리도 결국 경쟁력 있는 민간기업 하기 나름이다. 성공한 벤처기업을 인수ㆍ합병(M&A)하고 그 자본이 다시 엔젤이 돼 창업 인큐베이터를 확대하는 일을 맡겨보자. 이것이 바로 상생이자 일자리 창출의 극대화이고, 궁극적으로 박 대통령이 애면글면하는 창조경제 아닌가. 경제민주화? 경제부터 살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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