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용서받지 못한 30만가구는 배아프다?
양도세 혜택‘ 6억원이하 또는 85㎡ 이하’ 적용 그후…
면적 넓다는 이유만으로 역차별
강남3구 10만가구 배제 최대피해
강북등도 중대형 거래 고사 우려
일부지역 다운계약서 속출 가능성



30여만 가구는 여전히 ‘용서’받지 못했다. 정부와 국회가 4.1 대책의 양도소득세 한시면제 혜택을 ‘6억원 이하 또는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에 적용하기로 16일 합의했지만 6억원을 갓 초과한 중대형 주택 30여만 가구가 수혜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형평성 논란이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이지만 주거면적이 넓다는 이유만으로 역차별당한 서울 압구정동 등 일부 강남권 중대형 단지와 비(非)강남, 분당 등 수도권에선 강한 불만이 쏟아졌다.

이날 오후 강남구 압구정동일대 부동산 중개업소는 평소보다 더 한산했다. 사무실에 혼자 앉아 양도세 면제 혜택 소식을 TV로 지켜보던 한 중개업자는 “반포쪽 아파트는 이쪽 단지보다 비싼데도 면적이 좁다는 이유만으로 세제혜택을 받게 됐다”며 “다른 문의는 일체 없고 (고가주택) 소유자들이 역차별을 우려하는 전화만 몇 통 걸려왔다”고 말했다.

실제 압구정 구 현대아파트는 전용면적 110㎡의 매맷가가 13억8000만∼14억5000만원 선이지만 재건축을 앞둔 신반포 한신1차 전용면적 73㎡의 시세는 16억원에 달한다. 

정부와 국회가 6억원 이하 또는 전용면적 85㎡ 이하주택에 양도세 한시 면제를 주기로 합의했지만 면적상의 이유로 혜택받지 못하는 가구가 적지 않아 역차별 논란이 우려되고 있다. 사진은 고가 중대형 가구가 밀집된 서울 강남 압구정 현대아파트 전경.

16일 부동산써브, 부동산114 등 부동산 정보업계에 따르면 전국 30만3659가구가 면적상의 이유로 이번 양도세 면제 대상에서 배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서울 소재는 19만5661가구, 강남3구(강남ㆍ서초ㆍ송파)에는 9만8712가구가 집중돼 있다.

10여만 가구에 달하는 강북, 강동 등 비강남 지역의 일부 중대형 주택단지도 부글부글 끓고 있었다. 가뜩이나 장기불황에 시달려온 고가 중대형 시장은 이번 양도세 면제 조치로 거래 자체가 사라지는 등 고사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용산구 A공인 관계자는 “한마디로 넓은 집 가진 사람은 다 죽으란 뜻”이라며 “(앞으로) 면적당 가격은 중소형에 역전되고 매기는 아예 자취를 감출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강동구 고덕동 단독주택들은 이중 피해를 입게됐다. 자신이 지은 고덕동 단독주택에 사는 정 모씨는 “자기 땅에 집 지은 사람들은 안그래도 양도세 면제 대상에서 빠져 있었는데, 이번 발표로 85㎡ 초과, 6억원 초과 주택소유자들은 이중으로 발이 묶였다”고 하소연했다.

인근 은성공인 대표는 “이 지역 단독주택의 시세는 9억원을 약간 넘는다”며 “기준 금액이 9억원 이하였다면 2000만∼3000만원정도 할인해서 매도하려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그마저도 힘들게 됐다”고 말했다.

수도권 사정도 비슷했다. 이달 거래된 경기도 분당 금곡동의 청솔마을성원의 경우 전용면적 135㎡는 6억3100만원으로 3.3㎡당 1500만원선. 이는 4월 현재 서울 아파트 평균시세(3.3㎡당 1630여만원)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들 아파트는 사실상 고급주택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다는 게 부동산 전문가의 지적이다.

부동산 정보업계는 수도권에서 6억∼7억원대에 걸쳐있는 전용면적 85㎡초과 또는 전용 149㎡초과 주택을 4만1983가구로 추정했다. 전국에서 가장 많다. 서울에서 이같은 조건에 해당되는 주택은 3만9874가구로 추산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번 양도세 면제 혜택에서 배제된 가구는 당초 양도세 면제 대상에서 빠진 다주택자도 포함돼 실제로 역차별을 받는 가구는 더 적을 수 있지만 형평성 문제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조은상 부동산써브 리서치팀장은 “고가 주택을 소유한 부자들이 감세 혜택을 받지 않도록 하겠다는 취지라면 가격 외에 굳이 면적 기준을 둬야할 필요성이 있었는지 의문”이라며 “이번 합의로 결정된 세제혜택 기준에 따라 일부 지역에서는 매매가를 6억원 이하로 하는 다운계약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윤현종 기자/factism@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