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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對南 선동 · 교란 전술 먹혀들 리 없다
북한의 도발책동이 교묘한 대남 심리전으로 이어지고 있다. 북한은 9일 남한에 있는 외국인들을 향해 “신변안전을 위해 사전에 대피 및 소개(疏開)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남조선에 있는 외국인들이 피해를 보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는 내용의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라는 조직의 담화 내용은 말 그대로 끔찍하다. ‘전면전’ ‘무자비한 보복성전’ 등 이제는 대놓고 전쟁을 불사하겠다는 언사를 서슴지 않았다. 60년 분단사상 과연 이 지경의 망동이 있었던지 새삼 되짚어 보게 된다.

이뿐이 아니다. 북한은 한국의 사회ㆍ문화ㆍ종교 단체들을 대상으로 반미ㆍ반정부 투쟁을 선동하고 나선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귀 단체가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의 무분별한 반공화국 핵전쟁 도발 책동을 단죄ㆍ규탄하기 위한 거족적인 반미 항전에 적극 떨쳐나서리라는 확고한 기대를 표명한다”는 게 핵심이다. 마치 저들의 전통적인 대남 심리전의 대표적인 산물로 70년대 극성을 부린 ‘붉은 삐라’를 연상케 한다. 팩시밀리를 통한 것으로 조악하기 그지없다.

북한은 평양에 주재하는 일부 국가의 외교관들에게 이르면 10일 일본 영토를 넘어 태평양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할 예정이라고 통보했다고 한다. 중거리 탄도미사일인 이른바 ‘무수단’ 발사 협박을 통해 미국과 일본, 특히 우리의 대응 능력을 마지막까지 떠보겠다는 것이지만 그 속내도 결국 심리전 범주에 포함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장거리 로켓 발사와 핵실험이라는 군사적 망동에서 ‘말폭탄’에 이르기까지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자 이제는 북한 내 외교관과 남한 내 외국인을 앞세워 위기수위를 한껏 끌어올리겠다는 전술이지만 먹혀들 리 만무하다. 역설적으로 심리전술까지 구사한다는 자체가 가용 카드를 거의 다 소진해 가는 국면이라는 진단도 무리가 아닌 것이다.

화해협력의 상징인 개성공단까지 폐쇄하는 것도 모자라 미국과 일본을 향해 정면도전장을 내밀고 대남 선동술책까지 동원하겠다면 그 다음은 무엇인가. 이는 결국 돌아와 마주 앉을 여지마저 없애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대를 이은 숱한 도발에도 때가 되면 협상테이블에 마주 앉아 온 남북한이었다. 그러나 김정은 체제의 도발은 맹방 중국마저 등 돌릴 지경으로 본질부터 어긋났다는 것은 만천하가 아는 사실이다. 국제사회의 공조와 우리의 국민적 성숙도를 깡그리 무시한 채 저열하고 비겁한 술책을 써대는 철부지 망동이 한심스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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